웹 2.0은 '거품 2.0'이 될 것인가.
요즘 미국 실리콘 밸리의 인터넷 기업에 대한 투자 열풍이 불면서 2000년 초 정보기술(IT) 붕괴 때와 같은 거품 경고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의 1일자 보도 내용이다.
그런데 이번 거품의 양상과 규모는 2000년 때와 다소 다르다. 첫 거품 때는 투자자들이 인터넷 기업의 종류를 가리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엔 웹 2.0 기업에 대한 투자가 중심이다. 유튜브와 같은 사용자제작 콘텐트(UCC) 사이트 업체들이 대상이다. 과거 거품에 비해 투자액도 상대적으로 작다. FT는 뉴스코퍼레이션이 커뮤니티 사이트 '마이스페이스닷컴'을 5억8000만 달러에, 구글이 유튜브를 16억5000만 달러에 인수한 것이 웹 2.0 기업에 대한 투자에 불을 붙였다고 풀이했다. 사이트 하나 잘 키우고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웹 2.0 기업에 대한 투자 열풍은 무엇보다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한다. 여기에 새로운 기술에 대한 낙관론이 불을 지핀다. 인터넷 사이트들도 외부 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열심이다.
인터넷은 눈길을 끌어야 성공하고 성공이 또 다른 성공으로 이어지는데, 사이트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한 자금이 부족하고 수익도 미미하기 때문이다. 2002년 40억 달러의 돈을 끌어 모았던 미 벤처 캐피털 업체들은 지난해 30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조성했다. 이 자금이 실리콘 밸리로 들어간다. 2005년 약 500개의 웹 2.0 기업이 32억 달러의 투자를 받았는데, 지난해에는 700개사가 40억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올해는 더욱 늘 것으로 예상된다. "돈이 떨어져야 투자가 멈출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문제는 수없이 많은 사이트가 웹 2.0을 표방하며 생겨나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수익을 내줄 만한 업체를 찾기가 쉽지 않음에도 유행처럼 웹 2.0 기업 투자가 줄을 잇는 것이다. 벤처 캐피털 업체조차도 "비슷한 성격의 사이트들이 너무 많다"고 업체 선정에 어려움을 표시한다. 스파크 캐피털의 토드 다그레스 이사는 "결국 상당수의 투자자가 돈을 잃을 것"으로 전망했다.
염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