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들, 반란을 꿈꾸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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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16면

지난해 4월 26일. 한 마이너리그 경기에서 일어난 일이다.

탬파베이 데블 레이스 산하 트리플A팀인 더햄 불스의 외야수 델몬 영(21·사진)이 주심에게 방망이를 던졌다. 판정에 불만을 품은 것이다. 이 장면은 스포츠 뉴스의 하이라이트로 미국 전역에 방영됐다. 주심은 큰 부상을 입지 않았고 영은 다음날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50경기 출장정지라는 중징계를 피하지는 못했다.

영은 2003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로 지명된 선수다. 그는 이미 2005년 더블A 시절, 심판과 몸싸움을 벌여 세 경기 출장정지를 받은 일이 있다. 불같은 성격을 가진 영이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영의 재능은 뛰어나다. 마이너리그 유망주들을 다루는 잡지 ‘베이스볼 아메리카’에서 2005년 ‘올해의 마이너리거’로 선정됐고,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홈런을 치기도 했다. 파이브 툴 플레이어(정확한 타격, 장타력, 스피드, 넓은 수비범위, 송구 능력을 겸비한 선수)의 전형이다.

이제 방망이 사건도 거의 1년 전 일. 영은 ‘개과천선’했다고 하나, 탬파베이에는 다른 골칫거리들이 있다.

먼저 외야수 엘리야 듀크스(22). 팀의 외야수나 지명타자를 맡을 만한 선수다. 그는 지난 시즌 마이너리그 출장정지 세 번, 퇴장 두 번을 기록했고, 올해 1월에는 마리화나 소지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2004년 데뷔한 내야수 B J 업튼(22)은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체포됐다. 이 ‘악동’들이 올 시즌 탬파베이의 운명을 짊어지고 있다.

탬파베이는 최근 열 시즌 동안 한 해 70승 이상 기록한 적이 없는 팀이다. 하지만 2007년판 데블 레이스는 창단 이래 가장 좋은 선수들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익수 영을 비롯해 중견수 로코 벌델리(25), 좌익수 칼 크로퍼드(25)로 이어지는 호타 준족의 젊은 외야 라인은 공수 양면에서 리그 최상급이다. 서재응을 비롯, 스콧 캐즈머ㆍ케이시 포섬이 이끄는 선발진도 탄탄하다. 이 정도면 5할 승률(81승)도 노려볼 만하다.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다.

‘악동’들이 조용히 지내주기만 하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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