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거점 간첩 1명 자수/입북해 대남방송원 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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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납북 여 승무원 2명 「구국의 소리」방송요원”/오길남씨 어제 입국
국가안전기획부는 22일 독일을 거점으로 유학생들의 납북활동을 벌여온 전 「한민전」방송원이던 간첩 오길남씨(50·서울대 출신)가 주독일 한국대사관에 자수,22일 입국했다고 발표했다.
오씨는 70년 10월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한뒤 독일에 유학,튀빙겐·브레멘대학원에서 수학하던중 85년 12월13일 부인 신숙자씨(50)·두딸 등과 함께 입북,대남공작기구인 「한국민족민주전선」(한민전)의 대남 흑색방송인 「구국의 소리」「민중의 메아리」 방송요원으로 활동해 왔다는 것이다.
안기부는 오씨가 입북후 1년가까이 방송요원으로 활동하면서 북한체제에 염증을 느껴오다 86년 11월21일 남한출신 유럽유학생 대동월북임무를 띠고 덴마크 코펜하겐공항에 도착측시 입국사열관에게 망명을 요청,독일에 거주하며 북한측에 가족들의 송환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현지 우리나라대사관에 자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안기부는 또 그동안 북한이 남한내 지하방송으로 선전해온 「구국의 소리」「민중의 메아리」방송은 평양시 모란봉구역 흥부동 칠보산연락소에서 제작돼 해주의 방송송신소에서 송출되었음이 오씨를 통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 방송에는 69년 12월12일 강릉을 출발,서울로 향하던중 남북된 KAL YS­11기 여승무원 정경숙씨(46)·성경희(46)씨 등 2명이 입북자출신 7명과 함께 「구국의 소리」방송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안기부는 밝혔다.
안기부는 또 대남적색방송 실질책임자는 72∼85년사이 여섯차례에 걸쳐 수행기자로 위장,남북회담 당시 서울을 방문했던 김동수씨(56)이며 재독작곡가인 윤이상씨(75)가 오씨의 입북을 주선했고 오씨의 가족소식을 전하며 독일에 망명중인 오씨를 협박해 재입북을 권유했던 사실도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대남흑색방송 요원으로 활동중인 남한출신 입북자는 KAL기 여승무원 2명외에 71년 주독대사관 노무관 근무중 입북한 유성근(59),독일유학중 입북한 이창균(54),85년 프랑스 유학중 입북한 허홍식(57),67년 프랑스 유학중 입북한 한성애(50)·정현룡(51)부부,82년 입북한 전 부산대교수 윤노빈(51),68년 통혁당사건 당시 입북한 이진영(59)씨 등 16명으로 오씨를 통해 확인됐다고 안기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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