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22 일본에 파나 안 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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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이 최첨단 전투기 F-22 랩터(사진)를 일본에 판매하는 걸 긍정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무기 대외판매를 담당하는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청의 제프리 콜러 공군 중장은 이 스텔스기가 일본과 이스라엘에 판매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27일 말했다.

이에 앞서 25일 데니스 윌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담당 보좌관은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과 핵 개발, 그리고 중국의 공군력 증강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만큼 F-22 판매 문제를 일본과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콜러 중장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F-22를 수출하려면 설계와 제작.실험 등을 모두 다시 해야 한다"며 "그럴 경우 여러 해가 걸리고 가격도 아주 비싸져 수출이 사실상 어렵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 기종은 미 공군력의 우위를 유지하려고 만든 것"이라며 "미 정부의 방침은 (F-22기와는 기능이 다른) 차세대 전투기 F-35의 해외 수출길을 2015년까지 열도록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싱크탱크인 렉싱턴연구소의 군사분석가인 로렌 톰슨은 "앞으로 미사일 방어(MD) 등의 전략적 필요성 때문에 (일본 등과) 전투기를 공유할 수밖에 없고, 일본이 F-22를 사지 못하면 새로운 전투기를 자체 개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수출을 금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은 전력 우위 유지와 첨단기술 유출을 우려, F-22 대외 판매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 행정부와 의회가 국익과 지역안보를 위해 수출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관련 법을 손질할 수도 있다.

F-22와 F-35는 미 공군의 '5세대 전투기'다. 대당 2억 달러가 넘는 F-22는 2005년 12월 실전 배치됐다. 한국이 구매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 F-35 대당 가격은 4500만~6000만 달러로, 현재 시험비행 단계에 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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