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할아버지의 우리말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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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당퐁당 돌을 던지자∼ 누나 몰래 돌을 던지자∼ 냇물아 퍼져라∼ 멀리 멀리 퍼져라∼ 건너편에 앉아서 나물을 씻는 우리 누나 손등을 간질여 주어라.”(퐁당퐁당)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어린이날 노래)

우리 귀에 익숙한 수많은 동요와 동시로 사랑을 받아온 윤석중 동요 할아버지가 지난 12월9일 향년 92세의 나이로 타계했습니다.

뜻 모를 일본 노래를 배워야 했던 시절, 우리의 '봄'이라는 좋은 말 대신 '하루' 라는 일본말로 부르던 노래는 어린 윤석중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고, 우리 노랫말쓰기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그때 들어와 보니까 모두 일본말 노래만 불러요.

우리말로 노래를 지어보자.

그래서 내가 아주 어려서부터 노래를 지었었죠."

일평생을 어린이의 마음으로 어린이를 위해 살아오신 선생님은 우리말의 풍부한 아름다움을 깨닫게 해주고 순수한 동심을 일깨우며 '어린이날 노래' '졸업식 노래' '낮에 나온 반달' '퐁당퐁당' '기찻길 옆 오막살이' '새나라의 어린이' 등 주옥같은 수많은 동요 작품을 남겼습니다.

전래 동요가 사라진 지금 선생님의 동요는 우리들 곁에서 영원히 노래하고 숨쉬고 있습니다.

<조인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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