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용 애완동물 사료 '독성물질 사용했다' 중국정부 공식 인정

중앙일보

입력

〈속보> 중국정부가 수출용 애완용 동물 음식에 독성 화학물질을 사용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이에따라 미국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며 양국 갈등이 깊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체 조사 결과 수출용 사료인 밀 농축액에서 플라스틱 제조에 쓰이는 화학수지 '멜라민'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오는 8월 여자 월드컵 축구대회와 내년 베이징 여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은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 주석은 자국 학교내 식중독 사태까지 터져나오자 "빠른 시일내에 음식물 관련 비리를 척결하라"고 간부들을 질책했다.

또 "미국 정부의 의혹해명 요구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미국 식약청(FDA) 조사 관계자들이 해당 공장을 직접 방문해 조사하는 것을 허용했다.

그러나 중국 공안은 이미 수도 베이징 동남쪽으로 300마일 떨어진 빈주 후샨의 생화학 공장문을 걸어잠그고 인부들에게도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은폐기도에 따라 전국에 산재한 수백개의 공장 비리를 밝히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완동물의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의 소비자 단체는 중국산 제품 불매운동은 물론 안전강화를 위해 각종 리콜조치를 확대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여론 악화에 따라 대형 할인매장 '코스트코'는 27일 중국업체로부터 단백질 농축액을 수입해 제작한 커크랜드사의 애완동물용 사료 '시그니처 수퍼 프리미엄 양고기'의 리콜을 결정했다.

코스트코는 또 해당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 23만명에 편지를 보내 이같은 조치를 홍보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된 제품은 미국내 위스컨신.매사추세츠.펜실베이니아주에서 카탈로그 주문과 아웃렛 매장을 통해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파문은 지난달 중순 중국산 수입 사료를 먹은 미국내 고양이.개 15마리가 장기 손상을 일으켜 숨지고 수천 마리가 집단 식중독 증세를 나타내며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은 "밀 단백 수출량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중국에서는 문제의 사료를 먹은 애완동물이 죽거나 아팠다는 보고가 전혀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USA중앙 봉화식 기자 bo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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