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각 관계' 빠진 범여권 주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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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문국현.손학규.정동영.정운찬.

범여권에서 가장 많이 거명되는 대선 주자 다섯 명이다. 범여권의 '단일 후보' 또는 '통합' 논의는 이들 간의 합종연횡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이들 사이에는 호감.비(非)호감의 감정이 숨어 있다. 각자의 노선과 지지 기반,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나라당의 내부 갈등과 4.25 재.보선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범여권 통합 논의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에게서 "함께하자"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 정 전 총장의 경기고.서울대 1년 선배인 손 전 지사가 정 전 총장의 범여권 조기 진입을 의식해 탈당했다는 말도 있다. 손 전 지사 주변에선 "손학규.정운찬이 범여권의 '빅2' 흥행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 전 의장은 자신이 포함된 '손(학규).정(운찬).정(동영)' 경쟁 구도를 만드는 데 관심이 많다. 정 전 의장은 최근 "(두 사람과) 간접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이른 시일 안에 만나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전 총장의 시선은 '딴 사람'을 향하고 있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다. 두 사람은 이달에 두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총장은 정치인과의 연대에 소극적인 편이다. 그를 만난 정치권 인사들은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조직에서 밀릴 게 뻔하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은 문 사장을 끌어들여 진보진영 연대를 꿈꾸고 있다. 디오피니언 안부근 소장은 "관계가 정리되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 또 집단탈당?=열린우리당 내에 또다시 집단탈당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27일 오전 일부 의원과 모임을 갖고 범여권 대선 주자 연석회의를 추진한 뒤 필요할 경우 집단탈당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엔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 등 중진들과 정봉주.강창일.한광원.이원영 등 초.재선 의원 10여 명이 참석했다.

정봉주 의원은 "5월 10일까지 대선 주자 연석회의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연석회의가 구성되면 당적을 가진 채 외부 주자들을 도울 수 없는 만큼 30여 명 규모의 집단탈당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고정애.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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