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간 정보교환 절실(존스 홉킨스 통신:1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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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불필요한 환자고통·비용 덜어줘야
미국에서는 1년에 약 2만8천여명이 전립선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87년 존스 홉킨스의대·하버드의대·미시간의대등 5개 대학이 전립선암의 정확한 진단에 대해 공동연구를 한 바 있었다.
이 연구는 국한된 부위에 있는 전립선암을 진단할때 2백3달러 정도가 드는 초음파검사와 1천달러 정도가 드는 자기공명 영상 진단장치(MRI)의 진단정확성을 비교한 것이다.
연구결과 전체적 정확도는 초음파가 58%,MRI가 69%로 MRI가 높게 나왔으나 통계적으로는 진단정확도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큰 대학병원들이 이처럼 중요한 부문에 대해 공동으로 연구해 결과를 내고 그것이 사회에 반영된다는 것은 큰 의의가 있다. 또 의료기술이 지나치게 발달,의료비를 천문학적으로 인상시키는 것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같은 의료 기관간의 정보교환은 환자가 한 병원에서 진료후 다른 병원에 의뢰될때 환자진료에 대한 모든 병력정보가 같이 의뢰되며 하다못해 병리조직 슬라이드까지도 같이 넘겨줘 불필요한 환자의 고통과 금전적 낭비를 막아주고 있다.
또 한 병원에서 독자적으로 연구할 경우 환자수가 적고 타당성이 떨어지는 것을 보완해준다. 이런 정보교환이야말로 오늘의 미국의학 발전을 가능케 한 토대가 됐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발달한 미국의학이 의료기술을 과용하는 문제를 이들은 의료기술 평가를 통해 해결하려 한다.
즉 진단정확도 면에서 차이가 없는 두가지 기술에서 비용이 다를 경우 의사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범위내에서 비용이 싼 의료기술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것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러한 평가가 정부 또는 제3자에 의해 행해지는 것이 아니지만 의료계내에서 수평적 기관연계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큰 병원사이에,또 큰 병원과 중소병원 사이에 서로 많은 연계를 가지고 정보교환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면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갈때 좀더 쉽게 갈 수 있고 또 활발한 정보교환을 통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적절한 치료방법도 개발될 수 있지 않을까.<전미선 존스 홉킨스 의대 방사선암과 교수><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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