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의 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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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유럽영화가 강세를 보이고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벨기에영화 『토토의 천국』이 등장, 팬들의 관심을 끌듯하다.
34세의 신예 자크 방 도마엘이 연출한 이 영화는 지난해 칸(신인감독상)·유럽영화제(신인감독·남우주연상)를 비롯, 유럽지역 6개 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받은 화제작이다.
토토는 신생아실의 화재로 자신과 이웃집 아기인 알프레도가 바뀌어 부모는 물론자신의 운명이 완전히 뒤바뀌었다는 것을 잠재 의식 속에 깊이 간직하고 성장한다.
영화는 이러한 우화적 설정에서 출발, 토토의 유년기·청년기·노년기를 회상형식으로 처리하며 토토와 알프레도간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의 끈을 집요하게 쫓고 있다. 주제는 「진정한 자아란 무엇이며 운명을 넘어서 자아발견이 가능한가」이다.
도마엘감독은 이 주제를 할리우드영화와는 완연하게 구분되는 빠른 몽타주 기법의 영상언어로 펼쳐내 작가영화를 감상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할리우드식의 오락을 기대하며 보지 말고 자신을 둘러싼 조건이 진정한 자기의 운명이 아니라고 여길 때 파생되는 강박관념과 그로 인한 자아상실이라는 메시지를 염두에 두고 봐야할 영화다.
토토의 노역을 맡은 미첼보겟의 연기가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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