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업 당선자, 동교동 찾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아버지이면서 이젠 정치적 후견인이 된 DJ와 10여 분간 환담했다. 김 당선자는 "지금까지 살면서 아버지가 가장 기쁘게 맞이해 주신 날"이라고 '부자 상봉'의 분위기를 전했다. DJ는 시종 밝은 표정으로 "수고 많았다. 고생했다"며 격려했다고 한다.

김 당선자는 이어 오전 11시쯤 민주당사를 찾았다. 당 대표단.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당선 인사를 했다. 5분쯤 늦게 회의실에 도착했지만 앞서 기다리던 지도부를 비롯한 참석자들은 기립 박수로 그를 환영했다.

범여권은 김 당선자의 국회 입성이 통합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여겨 왔다. 김 당선자의 첫 마디 역시 '통합'이었다. 그는 이날 "50년 전통의 민주당이 중심이 돼 중도개혁 세력이 통합을 이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은 통합과 관련한 그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는 범여권에 미묘한 파장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그의 발언은 박상천 민주당 대표 등이 주창하는 '민주당 중심론'에 가깝다. 지난 4일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박 대표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분당에 민주당도 책임이 있다. 같은 것을 찾아 묶으라"고 했던 DJ의 통합론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이날 김 당선자와 DJ의 만남에서 범여권 통합에 대한 논의가 오갔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김 당선자는 "통합과 관련된 (아버지의) 말씀은 없었다"고 했다. 오히려 그는 "이제는 당원으로서 책임 있는 이야기를 해야 하고 당론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정강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