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축구 흥행사에 대회 맡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국내 아마경기 단체의 행사에 프러모터(흥행사)제가 처음 도입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11일 관계자 연석회의를 열어 앞으로 국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국제경기를 협회가 아닌 흥행사의 주관으로 개최키로 하는 프러모터에 의한 사업대행 문제를 확정지었다.
협회가 이 같은 방침을 세운 것은 이제도의 본격도입에 앞서 시범 삼아 치른 지난주 호주올림픽 팀 초청 두 차례 평가 전(3일 이리, 5일 평택)에 대한 자체 분석결과 당초 예상을 훨씬 웃도는 성과를 올렸기 때문이다.
협회는 이 대회 개최사업 일체를 프러모터사인 하나 유니버설(대표 최호규)에 위임해 치렀으나 관중 동원면에서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등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앞으로 이 제도를 적극 활용키로 한 것.
이에 따라 협회는 그 동안 협회 주관으로 치렀던 각종 국제대회의 국내개최는 협회가 대회유치 등 교섭부문만 담당하고 대회 개최에 따른 부수적인 실무 업무일체는 이들 프러모터에 전적으로 위임, 개최토록 할 방침이다.
이럴 경우 협회는 큰 인력 및 자원을 들이지 않게 돼 정상업무수행엔 아무런 차질 없이 협회수익을 크게 올릴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협회는 지난주 호주와의 두 차례 평가 전에서 인력동원 없이 3천만원 안팎(총수익 금 중 55%)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추진중인 프러모터사 위임의 협회 사업은 오는 23일 서울에서 개막되는 제28회 아시아청소년(19세 이하)축구선수권 대회 5조 예선전이 첫 케이스. 협회는 이 대회의 개최 사업권을 하나유니버셜(홍보 및 관중동원)과 삼성광고(펜스광고 등)측에 넘겨 대회를 벌일 계획이다. 스포츠 프러모터제는 외국의 경우 이미 보편화된 추세이긴 하나 국내에서는 프로복싱에서만 실시되고 있으며 아마경기 단체로는 축구가 처음이다. 축구 협회가 이 제도를 성공적으로 정착화 할 경우 다른 아마 종목의 경기단체에서도 잇따라 이 제도를 도입, 시행할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경기단체의 자립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