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광역도로/예산산정“주먹구구”/착공 1년뒤 최고3배까지 껑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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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정확한 실사없이 설계” 비난
건설부·서울시가 수도권 광역도로망을 건설하기 위해 기본설개 당시 산정했던 구간별 소요예산이 착공 1년만에 최고 3배까지 늘어난 것으로 밝혀져 국가공사가 정확한 예산산정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같은 사업비 증가는 지가·인건비·건설자재비 등의 인상 등에 따라 매년 관례적으로 추가되는 인상률(10∼15%)을 훨씬 넘는 것이어서 정확한 실사과정 없이 기본설계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이같은 건설비 증가로 당해연도 예산범위안에서 이뤄지는 공사는 당초 계획의 50%선에 그치고 있으며 전체공기도 최소한 1∼3년을 연장시킬 수 밖에 없는 실정이어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건설부·서울시가 12일 밝힌 수도권 광역도로망사업비 책정자료에 따르면 건설부가 전체공사를 맡고 있는 외부 순환고속도로(1백26.1㎞)의 경우 지난해 책정한 사업비는 1조4천4백69억원이었으나 올해는 3조1천4백87억원으로 2.5배 늘었다.
이를 구간별로 보면 서울시가 설계를 맡고 건설부가 시공중인 일산∼원당∼퇴계원(34.9㎞) 구간은 지난해 사업비를 4천4백20억원으로 책정했으나 올해는 1조2천9백75억원으로 3배 늘려 산정하는 무분별한 예산편성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판교∼일산(57.1㎞) 구간은 6천8백억원에서 1조4천7백억원으로 2.2배 늘었고 88년 공사를 시작,올해 완공키로 한 퇴계원∼판교(34.1㎞) 구간도 3천2백억원에서 3천7백억원으로 1년사이 5백억원이 추가됐다.
서울시는 예기치 못했던 건설비 증가로 예산확보가 어렵자 당초 공기를 늘려 성산대교∼하월곡동의 북부간선도로(15.2㎞)는 90∼93년에서 90∼96년으로,성동교∼하월곡동의 정릉천로(6.8㎞)는 90∼93년에서 91∼94년으로,용비교∼성산대교의 강변북로(16.4㎞)는 89∼93년에서 89∼95년으로 각각 재조정했다.
이같은 사업비증가에 대해 건설부·시관계자들은 ▲89년부터 본격실시한 기본설계는 도로통과지점·길이 등 단순한 조건을 기준으로 예산을 추정했기 때문에 구체적 실사를 통해 예산을 산정하는 실시설계후 92년의 예산과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고 ▲해마다 지가보상비·인건비·건설자재비 등이 큰폭으로 올라 단위사업에 대한 예산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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