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정부에 재정긴축 촉구/물가안정·내실성장 위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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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올 추경예산 편성 말아야
최근 금융긴축을 위한 정부의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했던 한국은행이 정부의 재정긴축을 아울러 강조하는 건의서를 전달했다.
한은은 지난달 하순 『정부가 총수요 관리정책을 밀고 나가면서 금융부문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긴축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 스스로는 씀씀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만들어 조순총재가 경제기획원·재무부 등 경제부처 장관들에게 직접 설명하는 한편 이같은 보고서를 각 부처 실무국장들에게도 전달했다.
한은은 특히 이 건의서를 통해 『정부는 최근 4년간 연속적으로 대규모 추경예산을 편성,통화관리에 부담을 준 것은 물론 내수과열의 한 요인이 됐다』고 지적하고 『올해는 절대로 추경예산을 편성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는 『과열된 소비와 건설경기를 진정시켜 물가안정 및 내실성장을 꾀하기 위해 최근의 긴축기조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점에서는 정부나 한은이 의견일치를 보고있으나 금융부문에서 대출억제등 은행창구를 죄는 노력이 취해지는 반면 정부의 재정긴축 의지는 아직도 미약하다고 보는 것이 한은의 시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 예로 정부가 건축허가 억제조치를 취해 민간건설경기는 크게 진정시켰으나 공공공사는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올해는 추경예산을 짜지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번 밝힌바 있으나 한은은 연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과연 이같은 약속이 지켜질지 아직도 못믿더워 하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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