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수백만원 대 경품 과소비 앞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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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언론의 과소비 추방 의지가 아쉽다.
언제부턴가 각 방송국들의 오락·퀴즈 프로그램 등에서 분에 넘치는 상품들이 제공되기 시작했다. 국내 여행이 가능한 항공권과 여행비용을 제공하는 것이나 10만∼20만원 상당의 상품을 제공하는 것은 어느새 고전적인(?)상품이 되어버렸다. 거의 대부분의 오락·퀴즈 프로그램에서 컴퓨터, 무비카메라, 오디오세트, 동남아·미주·유럽여행 등의 상품을 내걸고있다. 심지어 어떤 프로그램은 3주 우승자에게 자동차를 상품으로 주고있다.
과소비를 배격하자는 내용의 공익광고가 끝나기가 무섭게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상품들을 내걸고 시청률 경쟁이나 해대는 방송국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심한 생각마저 든다.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국민들에게, 그리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과소비의 전형을 보여주는 방송사들의 양심이 의심스럽다.
방송사는 영리를 추구하는 일반기업과는 달리 여러 가지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지니고있다. 방송국과 언론기관은 국민들을 올바른 길로 선도·계몽해야 하고 올바른 여론 형성을 도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루 빨리 각 방송사를 포함한 언론기관들은 그들의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저속한 상업주의와 결탁해 사행심이나 조장하고 값비싼 상품을 내걸고 시청률 올리는 데나 연연하는 전근대적이고 비윤리적인 방법으로는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없음을 자각해야한다.
우리 사회의 과소비 풍조를 추방하고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각 방송사는 물론 모든 언론기관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내고 국민들의 진정한 사랑을 받는 언론으로 성장하기를 기원해본다. <김태준><부산대학교 공과대학 조선공학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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