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장성 664명 승진/「김정일 원수」첫 실권행사 군부개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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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군원로 50명엔 “영웅”칭호/김정일,오진우에 원수계급장
【서울=내외】 북한의 김정일 비서는 23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원수로 진급한 인민무력부장 오진우를 비롯,차수 진급자에게 원수별과 차수별을 달아주고 16명의 대장을 포함,모두 6백64명에게 장성급 「군사칭호」(군계급)를 수여함으로써 지난해말 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된후 첫 군권을 행사한 것으로 중앙방송이 이날 보도했다.<관계기사 32면>
이는 인민군 창설후 최대의 장성급 인사로 군부를 김정일 체제로 완전개편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은 이날 오진우와 군총참모장 최광,호위총국장 이을설,사회안전부장 백학림,인민무력부 부부장 김광진·김봉율,국방위원 주도일,당중앙군사위원 이두익,김일성 군사대학총장 최인덕 등 8명의 차수진급자에게 직접 원수별과 차수별을 달아주고 군사칭호를 수여했다.
김정일은 이날 발표된 「중앙인민위 정령」에 의거,항일혁명 1세대 노투사들인 오진우·최광·김철만등 14명에게 「2중영웅」칭호를,박성철·서철등 7명에게 「영웅」칭호를,그리고 허창숙·왕옥환등 29명에게는 「노력영웅」칭호를 각각 수여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또한 김정일은 이날 「군사 최고사령관 명령 제0024호」로 16명의 상장을 대장으로 승진시키는등 모두 6백64명의 군장성급 승진인사 조치를 단행하고 이들에게도 직접 군계급을 수여한 것으로 이 방송은 전했다.
이번 군장성급 승진인사에서는 공군사령관 조명록,해군사령관 김일철,인민무력부 부부장 이병욱,부총참모장 이종산·전재선,국방위원 이하일등 16명이 대장으로,김하규·허극성 등 28명이 상장으로 승진됐으며 이 외에도 96명이 중장으로,5백24명이 소장으로 각각 진급했다.
한편 북한방송은 이날 김정일을 당정치국 상무위원·당중앙위원회 비서·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등으로 호칭했다.
◎김정일 군권과시(해설)
김정일이 인민군 창군기념일(4월25일)을 이틀 앞두고 23일 오진우를 포함한 군원로들에게 직접 계급장을 달아주고 6백64명이라는 대규모 군장성급 승진인사 조치를 단행한 것은 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서의 첫 군권행사라는 점과 동시에 명실상부하게 군부를 장악하고 있음을 내외에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같은 원수계급인 오진우에게도 계급장을 달아줌으로써 상하관계를 분명히 하고 나아가 이번에 차수로 승진한 8명의 군원로를 포함,모든 항일혁명 1세대들도 완전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또 소장(우리계급 준장)에 5백24명이나 승진시키는등 대규모 인사를 한 것도 김정일이 직접관리,그의 친위부대격이었던 인민군대대 3대혁명 소조를 「장령」(장성)급들로 대거 발탁,군부를 김정일 체제로 굳히는 조치로 관측된다.
현재 인민군 내에는 91년 12월말 현재 소장(준장) 중장(소장) 상장(중장) 대장 등 장성급이 모두 6백60명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번 인사는 거의 전장성급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연쇄인사이동이 전군부에 미칠 것으로 보이며 군부가 김정일의 권력승계에 앞서 완전히 물갈이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김국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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