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공사장에 로봇 첫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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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하철 공사장에 최초로 산업용 로봇 (사진)이 등장, 액체 콘크리트 분사 등 사람이 하는 일을 척척 대신 해낸다.
서울시 지하철 건설본부는 굴착 공사 과정에서의 안전 사고 예방·공기 단축 등을 목적으로 (주) 수산 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콘크리트 분사 로봇」 1대를 구입, 22일부터 서울 대치 2동 지하철 3호선 연장 구간 터널 공사 현장에 투입시켜 시험 가동중이다.
원격 조종으로 작동되는 이 로봇이 하는 일은 다이너마이트를 이용한 발파 작업 직후 울퉁불퉁해진 터널의 벽·천장 등에 액체 콘크리트를 분사하는 「숏 크리트 (shot crete)」치기 작업. 「숏 크리트」는 발파 작업으로 무너져 내릴 가능성이 있는 암반을 고착시키고 울퉁불퉁한 터널을 「∩」형으로 만들기 위해 이루어지는 작업으로 지하철 공사 과정에서 가장 위험한 공정이다.
그러나 이 로봇은 다이너마이트 발파 작업으로 바위부스러기가 떨어져 내리고 화약 연기·흙먼지가 채 가시지 않은 막장 안으로 유유치 진입, 인부 3∼4명이 달려들어도 2시간이 걸리는 콘크리트 분사 작업을 40분만에 끝내고 막장을 빠져 나온다.
지금까지 숏 크리트 치기 작업은 인부 3∼4명이 막장으로 들어가 공사장 밖의 레미콘과 연결된 대형 호스를 이용, 천장·벽 등에 콘크리트를 분사하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시행돼 왔으며 이 과정에서 낙석 등 안전 사고가 빈발, 인부들은 항상 사고 위험 속에서 작업을 해야했다.
지하철 건설본부 측은 올해 안에 1차로 이 로봇 20대를 구입, 주요 현장에 배치하고 내년부터는 98개 전 공사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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