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 비상-목 타는 목포|취수장 불…급수 중단 3일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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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25만 목포 시민들이 갑작스런 수도물 공급 중단으로 「물 구하기 전쟁」을 치르고 있다.
『봉고차를 동원, 15km나 떨어진 무안군 청계·일로 지역까지 가서 하루에 두번 대형 플라스틱통 3개에 물을 싣고 와 이웃 상인들과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항동 시장에서 식육점을 경영하는 홍대준씨 (33)의 말은 「식수 비상」의 현실을 대변해주고 있다.
21일 새벽에 일어난 전남 무안군 몽탄면 몽강리 청수 취수장 배전함 화재 사고는 완전 복구까지 40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목포 시민들의 생활 불편 뿐만 아니라 수산물 가공 업체 등이 지역 산업체에도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
청수 취수장은 목포 시내 하루 9만t의 급수량 가운데 87%인 7만8천t을 공급하고 있어 취수장 가동 불능은 지역 경제를 마비시키는 파급 효과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산정동 산정 농공 단지에 있는 삼진 물산의 경우 수도물 전면 중단으로 통조림 가공용 참치가 썩어 폐기 처분하는 바람에 2억원의 피해를 보는 등 공단 내 14개 업체 등 모두 27개 수산물 가공 업체·5개 제빙 업체가 조업을 중단하고 있다.
석현동 (주) 남양 어망도 어망 로프 등 원료를 못쓰게 돼 2억원의 피해를 냈으며 다방·음식점 등 시내 2천2백여개 업소가 일시 문을 닫는 등 수십억원의 재산 피해가 예상돼 차후 보상 문제 등 심각한 휴유 증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목포시는 22일부터 급수 작전에 나서 시내 전지역을 남·북부 2개 권역으로 나눠 함평 대동제·무안 달산 수원지에서 3만t, 민방위용 우물 2천6백t으로 격일제 긴급 급수를 하고 있으나 온금·달성·유달·만호동 등 고지대 2천6백 가구 주민들의 불편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시는 청수 취수장 배전함 가운데 불에 타지 않은 8백50마력짜리 1, 3호기 모터 펌프가 25일 중으로 응급 복구되면 하루 3만t의 급수가 가능해 주민들의 생활 용수 부족은 다소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모터 펌프가 재 가동되더라도 용수 부족으로 인한 산업체의 조업 단축이 불가피해 목포시의 식수난은 2개월 이상 계속될 것으로 보여 시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목포=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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