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소수출 국내기업/물품대금 826만불 “실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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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수출대금지급 환어음 60일넘게 결제안돼/은행서 준돈 되받아가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구소련에 물품을 수출하고 돈을 제때 못받는 것은 물론 국내은행에서 이미 받은 수출대금조차 되돌려줘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종합상사등 국내 기업들은 대소련경협 방식이 아닌 민간차원에서 작년에 물품을 수출한뒤 선하증권(B/L)등 무역관련서류를 바탕으로 국내 거래은행으로부터 수출대금을 건네받았으나 은행측이 소련으로부터 60일이 넘도록 물품대금이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돈을 되돌려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측의 요구에 따라 관련수출기업 일부는 이미 받았던 수출대금을 거래은행에 되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관계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업은행등 국내은행들은 수출업체로부터 받은 환어음이 60일내에 결제되지 않을 경우 이를 부도로 간주해 수출기업에 지급한 수출대금을 되돌려 받도록 각 은행내규에서 정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은행들의 무역거래 상대방인 구소련의 브네스코놈은행이 작년 11월말 대외채무를 동결함에 따라 물품대금이 60일이 넘도록 국내은행에 전달되지 않는 사태가 빚어졌다. 한편 국내 기업들이 구소련에 수출한뒤 대금을 받지 못한 미수금은 8백26만여달러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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