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하는 「등소평 개혁정책」/뉴스위크 한국판 「등노선」 특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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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보수파 강한 반발·후계세력없어 고민/중간관료는 세대교체 염두… 몸조심
뉴스위크 한국판 29일자는 중국 최고실력자 덩샤오핑(등소평)의 개혁노선에 대한 특집기사를 통해 등이 다시 정계에 복귀,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후계세력이 없고 보수파의 반발이 심해 그의 개혁정책이 성공을 거둘지는 의심스럽다고 분석했다.
다음은 기사요지.
등은 89년 천안문의 유혈진압을 정당화하는 냉혹한 연설을 한뒤 공직에서 사퇴,종적을 감췄다.
그런데 과거의 인물로 치부되던 그가 난데없이 불쑥 나타나 중국에 수많은 「작은 홍콩」을 건설해야 한다고 독려하고 있다.
87세의 노정객이 다시 전열을 갖춰 강경파를 공격하고 이데올로기의 혼수상태에 빠진 중국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야말로 20세기의 「위대한 오뚝이」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것이다.
등은 지난 1월 남부경제특구를 순방(남순)하는 도중 군사요충지 무한에 들러 장쩌민(강택민) 당총서기와 리펑(이붕) 총리의 지난 3년간 업적이 신통치 않았다고 공격했다.
등은 이어 군부고위층과 당지도층을 거느리고 개혁의 상징인 심천을 방문,간부들에게 개방·개혁사업에 박차를 가하라고 독려했다.
등이 상해를 향할 때쯤 그의 개혁운동은 가속화되고 있었다.
각종 정부간행물이 그의 남순강화를 전재하기 시작했고 3월초 당정치국은 「대담한 개혁」을 강조하는 그의 요구를 추인했다.
지난달 20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도 89년 이후 처음으로 이총리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등의 공격에도 불구,보수파가 당장 쓰러질 것 같지는 않다.
당정치국이 『반개혁파는 공직에서 추방될 것』이라는 중대발표를 한지 1주일만에 이총리의 시정연설을 기초했던 강경파인사들은 「좌파」를 공격하라는 등의 호소가 담긴 구절을 회람될 남순강화에서 고의로 삭제했다.
강경파의 전위 위안무(원목)는 최근 「부르좌 자유」와 「평화적 진화」의 독소를 주의하자는 경고를 통해 등의 노선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등은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나 예전처럼 정부를 장악하지 못하고 있고 정부 역시 개혁을 단행할 뜻도 권한도 없다.
관료의 정실인사·뇌물수수관행 등 부정을 척결하는데 누구도 나서려고 하는 사람이 없다. 중간관료들은 조만간 노쇠한 현집권층이 새로운 인물들로 바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줄을 잘못서는 우를 범하려 하지 않는다.
등의 약점은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후계자가 없다는 것이다.
등은 스스로 지면한 두 후계자 후야오방(호요방)과 자오쯔양(조자양)을 해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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