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수입 폭증세 "주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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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81년 한국에 상륙한 이래 매년 폭발적인 증가를 보였던 비디오 수입·제작 물량이 지난해부터 격감하기 시작했다.
공연윤리위원회가 최근 발표한「91년도 심의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심의된 편수는 5천7백16편으로 90년 7천2백7편보다 1천4백91편 감소했다. 부문별로 보면 수입심의는 2천6백3편으로 90년보다 1천56편 줄었고 견본 심의·본심의도각각 99편·33편이 감소했다.
특히 주목할만한 사실은 오락 영화의 절대수가 격감했고 만화·교양물은 상승세를 꾸준히 지졌다. 오락물 비디오 중▲애정·멜러물은 90년 9백34편에서 7백80편▲활극은 6백61편에서 5백20편으로 크게 줄었고▲심령·공포는 1백49편에서 74편▲수사·첩보는 6백43편에서 2백46편▲코미디는 2백42편에서 83편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또 2천6백3편의 수입비디오를 국적별로 따져보면 미국이 1천6백41편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했고 홍콩이 3백21편, 일본이 1백24편으로 2, 3위를 차지한 것이 눈에 띈다.
이같이 비디오 수입물량이감소한 이유는 비디오 제작 사의 난립과 이에 따른 대기업 비디오 사들의 경쟁으로 인한 판권 값 폭등, 외국 직배 사의 진출 등으로 중소프로덕션이 흥행작을 수입하지 못하고 심지어 도산하기까지 하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비디오시청자들의 선호도가 점차 다변화하고 시청수준이 다소 높아진데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극영화수입이 금지된 일본 비디오 물이 주로 어린이용 만화를 중심으로 증가해 3위를 차지한 것은 괄목할만한 사실이다. 지난해 수입불가 판정을 받은 11편의 일본 제작 비디오는 주로 어린이용 만화로 폭력·공상 물을 빙자한 황당무계한 내용 때문에「외색 및 폭력 과다」이유로 반려됐다.
극장용 외국영화수입 심의수가 2백56편인데 비해 그 10배가 넘는 2천6백여 편의 비디오가 쏟아지는 가운데 심의당국은 물론 수입업자·소비자들이 비디오 작품을 보다 신중히 선택, 비디오 문화를 정제하는 풍토가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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