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 선 관망파·공화계/치열해진 민자대권경선 막후공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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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이 진영서 “주말까지 택일” 압력/아직은 노대통령의 속뜻 살펴보기
민자당 대통령후보경선이 김영삼­이종찬대결로 압축되면서 대세를 가름할 민정계 중도관망파와 공화계에 대한 두 후보측의 막후공세가 치열해가고 있다.
이들 관망파들은 그동안 노태우 대통령의 진의파악등을 이유로 눈치를 보면서 버텨왔지만 양후보진영이 후보등록마감일인 26일까지는 태도표명을 「강요」하고 나설 태세여서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게 됐다.
○…민정계 관망파 일부는 김대표측의 집중공략에 쉽게 동조하는 경향이다. 특히 YS쪽으로 경사됐지만 박태준 최고위원·이한동 의원,또는 김복동 당선자 등과의 친분관계때문에 머뭇거리던 사람들은 이들이 경선을 포기하자 자연스럽게 범김계에 줄을 서고 있다.
거꾸로 범김계로 분류된 지구당위원장중에서 일부는 반김계의 후보단일화에 놀라 슬그머니 관망파쪽으로 발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한승수·황철수 의원과 임방현 당무위원,고명승 위원장 등은 YS측의 집요한 공세로 최근 관망입장에서 YS지지로 선회했고 강성재 위원장도 김복동 당선자와의 관계때문에 입장표명을 보류했으나 김당선자의 입후보포기로 범김계로 넘어갔다.
그러나 관망파로 꼽혔던 심정구(인천) 박우병(강원) 이건식(전북) 이종환(전남) 유수호(대구) 고세진(제주) 위원장 등은 이종찬 의원의 선거대책본부인사로 발표됐다.
박최고위원의 측면지원으로 양산에서 당선된 나오연 위원장은 경남지역 특성을 외면하기 힘들다는 판단때문인지 20일 오전 김대표의 상도동 자택을 방문,김대표 진영임을 확인했고 이종율·강성모·안영기 위원장은 반김,또는 관망자에서 YS지지로 선회했다.
범김진영은 반김계로 알려진 박명환 박주천 정영훈 민태구 유용태 공천섭 이영문 지연태 김명섭 이연택 위원장과 관망파인 이승윤 임사빈 이신행 유길종 박완일 위원장등으로부터 이미 동의서를 받았거나 상당부분 진척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일부 위원장의 경우 양쪽진영 모두 자파세력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대구시 지부장인 유수호 의원의 경우 범김계에서는 노대통령과 김윤환 전 총장과의 고교동문인 점 등을 들어 범김계로 꼽고 있으나 이종찬 의원측은 대구지역 지역책임자로 발표했다. 유의원 자신은 『명분상으로야 민정계 단일후보쪽이지만 김 전총장등과의 관계도 있어 결정못했다』며 관망자세를 견지하면서 『노대통령의 의중을 좀더 두고봐야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의원측이 인천책임자로 발표한 심정구 의원도 『인천지역 의원들과 좀더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민정계 관망파들이 한쪽으로 쏠리지 못하는 것은 결국 반김진영에서 뜻밖에 단일후보를 내면서 노대통령의 진의를 좀더 확인할 필요가 생겼고 민정계 7인 중진협의체의 이종찬 의원 지지강도와 공화계의 움직임 등을 더 지켜봐야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원로그룹과 당직자들의 향방도 이들 관망파의 태도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당고문중에는 채문식 윤길중 의원만이 새 정치를 표방하는 이의원측 지지입장을 밝히고 있을 뿐 민정계의 김재순 민관식 김정례 고문과 공화계의 최재구 고문 등은 대체로 친김쪽으로 기운 상태다.
다만 유학성 고문은 노대통령과의 관계때문에 『국가와 당의 장래를 위해 좀더 지켜보겠다』고 밝혔고,박준규 국회의장과 이춘구 총장·이자헌 총무는 국회직,또는 당직때문에 중립을 표방.
○…29개지역 위원장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계의 김종필 최고위원은 자파 위원장들에게 『대의원들에게 어느쪽 추천요구에도 응하지 못하도록 단속하라』고 지시해놓고 있는데 이는 자신의 주가를 극대화하는 한편,양 후보측의 제휴카드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김대표와 이종찬 의원은 직접 나서 담판을 통해 김최고위원을 움직일 명분을 주어 대세를 결정짓겠다는 입장이다.<김두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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