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정치생명 「끝」은 속단”/이그나텐코 이타르­타스통신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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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민들은 개혁의 참뜻 잘 이해못해
『현재 개회중인 러시아인민대의원대회에서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보수세력들로부터 파상공세를 받아 일부 권한이 박탈되기는 했지만 그의 정치생명이 금방 끝장날 것으로 보는 것은 어림없는 속단입니다.』
비탈리 이그나텐코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사장은 13일 아침 숙소인 서울 힐튼호텔에서 가진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점을 누차 강조하면서 서방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옐친 대통령의 정치위기설을 일축했다.
진보적 시사주간지 노보에브레미야 편집장으로 재직중이던 지난 90년 8월 미하일 고르바초프 구소련대통령의 공보수석비서관으로 발탁돼 1년여동안 「크렘린의 입」으로 활약했던 이그나텐코 사장은 최창윤 공보처장관의 초청을 받아 1주일 예정으로 12일 방한했다.
­옐친 대통령의 개혁정책이 난관에 봉착해 있는데.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모든 것이 새로운 환경에 길들여지는 과정에 있다. 예기치 않은 복잡하고 어려운 장애들이 불쑥 튀어나오고 있다. 특히 엉망인 경제를 되살리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아무런 경험없이 새로운 경험을 만든다는 것은 늘 어려운 것 아닌가. 한마디로 우리는 과거를 떨쳐내고 새로운 현실을 창조하는 도정에 있다.』
­개혁을 어렵게 하는 주된 원인은.
『과거의 환상에 사로잡힌 보수세력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게다가 일반인들도 개혁을 원하면서도 개혁이 무엇이며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이해가 부족해 옐친 대통령의 개혁이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뜻대로 안된다는 것과 실패했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 시점에서 언론이 해야 할 역할은.
『역시 개혁을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객관적 정보전달에 충실해야 한다. 특히 정부시책에 대한 비판여론도 가감없이 전달해야 궁극적으로 정부를 도와줄 수 있게 된다.』
­한국과의 관계가 고르바초프 대통령시절보다 덜 활발한 것 같은데.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거북해진 것은 아니다. 앞으로 서로 필요한 사이로 계속 발전할 것이다.』<정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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