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예우」에 회담 급진전 기대/한­중 외무회담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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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승용차에 태극기… 양국 외무 자국어로 회담
이상옥 외무부 장관이 한국 외무장관으로는 처음으로 북경을 방문한데다 13일 미수교국인 중국의 영빈관인 조어대에서 외무장관 회담을 갖게 된데 이어 오후에는 중국 요인들의 거주지이자 행정중심인 중남해에서 중국 정부 최고위인사를 면담하게 되자 13일 오전 양국관계 진전에 상당한 기대를 하는 모습.
이장관은 이날 아침 일찍 중국 외교부에서 제공한 아우디승용차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태극기를 달고 조어대를 향했다.
조어대는 과거 키신저·다나카(전중각영) 등이 중국과의 수교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방중했을때 회담장으로 사용했던 장소여서 이날 회담의 의미를 더욱 부각시키는 느낌.
특히 이날 회담이 열린 조어대 23관중 제18관은 수반각으로 지붕이 유일하게 황제의 색깔인 노란색으로 김일성 주석·엘리자베스 여왕 등이 사용했던 곳이어서 중국으로서는 이장관을 최대한 배려한 것이라는 것이 주북경대표부 관계자의 설명. 당초 회담장으로 외교부·조어대와 아태경제협력각료회의(ESCAP) 회의장인 중국 대반점(차이나 월드호텔)의 의장실을 대상으로 검토했으나 외교부는 너무 형식적이라는 이유로,호텔은 번잡하다는 이유로 배제하고 제3국 기자는 접근을 막은채 조어대에서 만나기로 결정했다는 것.
또 양국 장관은 지난해 서울의 2차 회담때처럼 각각 통역관을 대동,자국어로 대화를 나눴다. 한편 이날 오후 이장관이 중국 정부 최고위 인사와 면담한 것은 첸치천(전기침) 외교부장이 지난해 ESCAP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왔을때 노태우 대통령이 별도 면담한 전례를 들어 한국측이 중국측에 이장관도 지난번 서울 총회의장으로서 북경에서 비슷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줄 것을 요청함으로써 이루어졌다는 후문.
중남해는 마오쩌둥(모택동)등 역대 중국 지도자들의 관저가 있는 곳이자 중국 정부의 행정중심지여서 이날 이장관이 면담하는 고위인사의 비중을 시사.
당초 이장관이 만날 사람으로는 양상쿤(양상곤) 국가주석과 장쩌민(강택민) 공산당 총서기,리펑(이붕) 총리등 세사람이 대상에 올랐으나 이중 양주석의 가능성이 가장 컸는데 양주석이 이날 북한을 방문한다는 이유로 이붕 총리로 바뀌었다는 것. 이에 앞서 이장관은 12일 홍콩을 거쳐 중국 민항편으로 북경 국제공항에 도착,장용해 중국 외교부 본부대사의 영접을 받았다.<북경=김진국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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