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균­일 본인방 기보발견/한국인 기보로는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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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6점깔고 2백30수만에 불계승/공격으로 맞서 혁명아기풍 보여
1884년 갑신정변 실패후 일본에 망명한 고균 김옥균이 망명중 일본 바둑의 종가인 본인방가의 17,19대 본인방 수영과 바둑을 둔 기보가 발견됐다.
한국의 전통바둑인 순장바둑을 잘둔 것으로 알려진 김옥균은 망명후 본인방 수영과 깊은 교유를 한 것으로 일본문헌에 기록돼 있는데 이번에 발견된 기보는 1886년 2월20일 동경 본인방가에서 김옥균이 흑 6점을 먼저 놓고 2백30수만에 불계승을 거둔 것으로 돼있다.
이번 김옥균의 기보는 한국인이 둔 현대식 바둑기보로서 발견된 것으로는 최고의 것으로 지금까지는 1918년 6월9일 매일신보가 주최한 경성단위대회에서 백남규와 제등현덕의 대국보가 가장 오래된 것이었다.
이번 김옥균 기보는 바둑전문출판사인 현현각의 전 대표 안영이씨(59)가 지난 2월 도일,일본기원에 보관중인 잡지 『위기세계』에서 김옥균의 일본명인 암전주작의 대국기보를 발견하고,이어 지난 3일 일본 국회도서관에서 잡지 『기계신보』를 통해 같은 대국의 대국일자·장소를 찾아내 10일 공개하게 된 것이다.
김옥균의 기보를 검토한 김인 9단은 『접바둑을 두면서도 기죽지않고 공격적으로 맞선게 혁명아다운 기풍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9단은 또 김옥균의 기력이 지금으로 치면 아마추어 2단에 근접하는 정도라고 점수를 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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