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대표 관훈토론 지상중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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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현대탈세 90%는 근거없는 얘기/경제정책 비판한 뒤 6공과 불화”
정주영 국민당대표는 9일 저녁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3시간여 진행된 중견언론인들의 질문에 시종 여유있는 표정으로 답변했다.
다음은 정대표와의 일문일답 내용.
­현대상선 탈세사건을 어떻게 평가하나.
『국세청의 탈세발표는 전부 허위다. 근거가 있다면 10%이내뿐이고 90%는 근거가 없다.』
­대권후보는 언제쯤 어떤 절차에 의해 선출할 것인가. 경선을 할 것인가.
『우리당 후보는 당헌에 따라 5월말전후 전당대회에서 경선에 의해 선출될 것이다.』
­정대표와 노태우 대통령은 언제 무슨 계기로 불화가 시작됐나.
『전에 김종인 경제수석에게 경제정책이 잘못됐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김수석에게 「우리는 서로 자손대대로 살아갈 사람인데 원수진듯이 나를 탄압하고 세무조사를 하면 안된다」고 했더니 그가 노대통령에게 「정대표가 나를 협박하더라」고 말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것이 오늘날 나와 노대통령간에 큰 불화를 가져온 것으로 생각한다.』
­3공·5공때는 정부의 경제정책을 질타하지 않더니 6공들어서 왜 갑작스럽게 비판하는가.
『3공때 박대통령은 나의 비판에 관심을 가지고 관계장관에게 경제계의 의견이니 이를 취사선택하라고 지시해 갈등이 없었다. 5공때도 산업통폐합을 빼놓고는 경제계 의견이 모두 수용됐다. 그러나 6공들어 사회·경제가 혼란해 비판했더니 정부가 이를 잘못 생각한 것 같다. 노대통령의 「내가 절대적인데 누가 감히 불만을 얘기하나」라는 잘못된 관료·권위주의가 오늘날 경제를 어렵게 한 것이다.』
­지난 1월 정치자금을 폭로한 이유는.
『폭로한 적 없다. 기자들이 물어왔기 때문에 대답했을 뿐이다. 정치자금을 준 사실이 있는데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것도 사실 많이 봐준 것이다.』
­폭로할게 더 있는가.
『폭로한 일도,폭로할 것도 없다.』
­정치자금을 주어 반대급부를 받았다는 심증도 있다. 이런게 바로 정경유착이 아닌가.
『분명히 말하건대 정권을 잡으면 나는 현대에서 손을 떼고 정직하게 살겠다. 국민당대표로서 당과 나라가 잘 된다면 현대 하나쯤 없어져도 관심없다.』
­정치인이란 말을 바꿔서는 안된다. 그런데 정대표는 지난번 1천3백억원의 세금을 추징당했을때 돈이 없어 못내겠다고 했다가 이틀후 다시 내겠다고 하는등 말을 번복했다.
『그때는 정부가 세금을 내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오히려 돈줄을 차단해 못내겠다고 한 것이다. 그후 전경련에서 세금을 내고 법정에서 따지라고 권해 다시 내겠다고 한 것이다. 뭐가 잘못됐나.』
­총선승리의 원인과 결과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소수의석의 당으로 어떻게 국가를 이끌 것인가.
『국민당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새사람이어서 국민들의 이해를 얻은 것같다. 과거 이승만·박정희·전두환 대통령이 사라지면 집권당도 사라졌듯이 금년말 노대통령이 그만두면 역시 민자당도 사라질 것이다.』
­앞으로도 사재를 털어 당을 운영할 것인가.
『정당법대로 하겠다. 그러나 후원회 구성은 탄압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사재를 털어 하겠다.』
­민자당과 민주당 대권후보로 누가 나설 것으로 전망하는가.
『관심없다. 누가 나와도 개의치 않겠다. 다만 원하는 것은 올바른 사람이 나와야 된다는 것이다.』
­철새정치인을 끌어모아놓고 무슨 정치발전을 도모하겠다는건가.
『사람은 모두 크게 변하기 때문에 우리당에 온 사람도 새사람이 될 수 있다고 간파해 받아들인 것이다. 또한 우리당이 재벌정당임을 부인하지 않겠다.』
­6공들어 유독 현대에서만 해마다 전쟁에 가까운 노사분규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수만명의 노동자가 한직장에 모여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중에는 북한의 김일성을 지지하는 세력이 있어 노사분규가 더욱 악화됐다.』
­김영삼 민자당대표가 대통령후보에서 탈락할 경우 국민당에 갈 것으로 생각하나.
『김대표의 성격상 탈락되면 탈당해 신당을 만들어 대통령후보로 출마할 것이다. 김대표와 여러차례 장시간 얘기를 나눠봤지만 결코 우리당엔 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는게 바람직한가. 아니면 반대인가.
『현재 재벌은 재검토될 시점에 와있으며 재벌은 앞으로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업도 산업별로 전문화해야 한다.』
­정대표의 개인재산은 3조원이라지만 현대부채는 9조∼10조원인데 모순되지 않는가.
『현대는 어느 기업보다 재무구조가 튼튼하다. 부채가 10조원이라 해도 현대의 재산은 30조원이 넘는다.』<정선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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