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수용소의 충격적인 참상 폭로『싸이베리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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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시베리아 강제노동수용소의 충격적인 현장을 냉철하게 묘사한 영화『싸이베리아』(Lostin Siberia)가 국내 개봉된다. 감독 알렉산드르미타는 그 자신 10년간 수용소생활을 체험한 스탈린 체제의 희생자로 이 영화는 검열이 사라진 구 소련 말의 영화정책에 힘입어 시베리아 수용소의 참상을 사실 그대로 보여준 최초의 극영화로 평가받고 있다.
스파이로 오인돼 시베리아로 끌려간 영국인 고고학자가 겪는 혹독한 시련을 통해한 인간이 어떻게 압제·굴욕을 극복하며 동시에 서방의 인간이 러시아의 혼과 어떻게 맺어지는가를 주제로 한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세부 묘사로 사실주의영화의 한 전형을 보여준다.
평론가 데이비드 레인은『짐승처럼 변해버린 인간들의 사투, 수용소 안에서의 사상 투쟁, 생존 욕망으로부터 나오는 처절한 자기 비하, 언제 어디서 죽음이 닥칠지 모르는 극한상황 속에서도 꽃피는 사랑 등이 마음 밑바닥으로부터 뜨거운 울분을 솟구치게 한다』고 평했다.
『싸이베리아』는 영국이 자본을 댄 소-영 합작영화다.<이헌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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