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마피아대부 고티 “유죄”/연방법원 평결/종신형이상의 중형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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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 마피아의 악명높은 감비노패밀리의 대부인 존 고티가 2일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유죄평결을 받았다.
고티는 이날 배심원들로부터 미 연방검찰이 기소한 살인·사기·공갈등 범죄행위에 대해 죄가 있다는 유죄평결을 받았다.
미국 마피아의 최대파벌로 뉴욕일대 지하세계를 주름잡아온 고티가 정부의 수사망에 걸려든 것은 지난 89년. 그의 기소에 여러번 실패한 연방수사국(FBI)이 그의 본거지인 뉴욕 이탈리아계 지역의 한 사교클럽에 도청장치를 설치,그가 범행을 지시한 내용들이 증거로 입수되면서부터다.
FBI는 그동안 네차례나 그를 기소했으나 그의 교묘한 증거인멸 능력때문에 번번이 처벌을 모면했다.
그러나 이번에 경찰의 초고성능 도청장치로 잡아낸 그의 범행관련 대화내용 녹음과 나중에 검찰측 증인으로 변신한 그의 오른팔 살바토레 그라바노의 법정증언으로 밝혀진 그의 범행은 흔히 『대부』등 마피아관련 영화에서 나오는 것보다 훨씬 잔인하고 무자비한 것이었다.
고티는 감비노패밀리를 장악하기 위해 경쟁자를 무자비하게 살해하는등 그동안 모두 19명을 살해했다.
고티는 부하가 즉각 호출에 응하지 않거나 뒷말을 한다는 이유로 살해하도록 명령하기도 했었다.
그는 또 중간보스들의 상납이 시원치 않거나 유혈상속에 따른 내부분란을 사전봉쇄하기 위해 경쟁자들을 무자비하게 죽였다고 그라바노는 증언했다. 그동안 브롱크스등 뉴욕의 중심지에서의 피비린내나는 갱들의 총격전은 고티가 경쟁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었다.
30년대 시카고 갱두목 알 카포네 이후 최대의 갱두목으로 일컬어지는 고티는 오는 6월23일 판결을 받게되며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상의 무거운 형량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사건으로 미국 마피아는 큰 피해를 보아 그 힘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뉴욕=박준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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