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목감동 일대 아파트 단지|학생 3,000명 학교는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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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국민학생 1천8백 명 등 3천여 명의 초·중·고교생이 몰려 있는 아파트촌에 학교가 없다니 알이 됩니까』
경기도 시흥시 목감·조남· 논곡동 등 3개 동 2전8백여 가구 학부모들의 한결 같은 하소연.
학부모들은 이 지역 학생수가 급증하기 시작한 89년부터 시 교육청 등에 학교를 신설해 줄 것을 진정해 왔으나 시 교육청은『예산이 없다』는 등의 이유를 내 세워 이를 외면해 오다 최근 들어 학교 부지를 확보했으나 이 부지는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계속 학교 설립 허가가 나지 않고 있다.
◇교육 여건=목감·조남·논곡동 등 3개 동은 미개발 농경지였으나 86년부터 아파트 건설 붐이 일어 현재는 2천8백82가구 1만1백62명이 거주하는 아파트촌으로 변모했다.
학생 수는 국민학생 1천8백 명, 중-고교생 1천2백여 명 등 총 3천여 명.
그러나 학교는 단1개교도 없어 이들 모두 2∼3km 떨어진 인근 광명·안양·안산 등지의 학교로 통학하고 있다.
◇통학 불편=국민학생들이 다니는 광명시 안서 국민학교는 아파트 단지와 약 2∼3km 떨어져 있어 학생들은 버스 등 대중 교통 수단을 이용, 통학하고 있다.
그러나 시내 버스는 정상적인 배차 간격(5∼10분)을 어기고 20∼30분에 한차례씩 멋대로 운행하기 일쑤여서 학생들은 매일 아침 만원버스 속에서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지역 피아노·속셈·태권도 학원 등 사설 학원들은 어린이 통학용으로 미니버스(25인승)·승합(12인승) 등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자신들의 학원에서 강습 받기를 종용하고 있으며 1천여 명의 학부모들이 월 3만5천∼4만원씩의 강습 비를 내고 학원이 제공하는 버스 편을 이용, 아이들을 통학시키고 있다.
또 학부모 3백여 명은 아예 버스 한대를 전세 내 1인당 1만원씩을 내고 등·하교용 차량으로 이용하고 있다.
◇대책=주민들은 89년부터 현재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시청·안산 교육청을 방문, 학교 신설을 요청하고 항의 시위까지 벌여 왔으나 안산시 교육청은 『예산이 없다』며 주민 요구를 외면해 오다 지난해 1월 논곡동 산28 일대 1만5백 평방m의 부지를 확보, 도교육청에 학교 설립 허가를 냈다.
그러나 이 부지는 현재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학교 설립 허가를 신청한지 1년이 지나도록 허가가 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시흥시 교육청 관계자는『건설부·교육부·경기도 등과 의견 조정이 늦어져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올해 시 교육청 예산에는 이 지역 학교 신설 예산이 제외돼 있어 설령 올해 안에 학교 설립 허가가 난다 하더라도 착공은 해를 넘길 전망이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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