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 승리로 끝난 일 중의원 보선/궁지몰린 궁택 “안도의 한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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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사회당,금융스캔들 잇따라 큰 타격/여세몰아 「PKO」통과 적극추진
29일 실시된 일본 군마현 2구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2명 모두 민자당후보가 당선됐다. 이로써 최근 두차례 실시됐던 보궐선거에서 잇따라 패배,궁지에 몰렸던 자민당의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 총리가 조금 한숨을 돌리게 됐다. 자민당은 이번 보궐선거에서의 승리 여세를 몰아 정치개혁,유엔평화유지활동(PKO) 협력법안에 대한 대야공세를 강화하는 한편 중의원을 해산,중·참의원 동시선거를 실시하는 문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야당인 사회당은 다나베 마코토(전변성) 위원장의 출신지역에서 2개 의석을 모두 빼앗김으로써 큰 타격을 받았다. 사회당은 이에 따라 지금까지의 나라(내량)·미야기(궁성)현 보궐선거에서처럼 연합(노동조합총연합회) 후보라는 이름으로 단일후보를 옹립하는 문제에 보다 적극성을 띠게 될 전망이다. 또 사회당은 대국회대책에서도 중·참의원 동시선거를 피하기위해 대자민당태도가 보다 유연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야자와 총리는 총리가 된후 지금까지 치러진 두번의 보궐선거에서 모두 패배했다. 패인은 그의 측근인 아베 후미오(아부문남) 의원의 구속으로 시작된 잇단 스캔들 때문이다. 나라와 미야기현 참의원 보궐선거에서 자민당후보는 정치윤리문제를 들고 나온 야당연합후보에게 완패했다. 특히 자민당의 아성이던 미야기현에서의 패배는 자민당에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사회당소속 우에노 겐이치(상야건일)·야스츠 요이치(안항양일) 의원 등도 금융스캔들이 밝혀지면서 정세가 사회당에 불리한 쪽으로 반전됐다. 지금까지 정치윤리를 앞세워 승리할 수 있었던 사회당이 무기를 잃은 꼴이 됐기 때문이다. 유권자들로부터 사회당도 정치윤리면에서 자민당보다 나을게 없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최근 미야자와 총리의 인기는 갈수록 떨어져 미야자와 총리를 기수로 오는 7월의 참의원선거를 치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거론되기도 했다.
이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치러진 이번 보궐선거에서 승리,미야자와 총리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게됐다.
미야자와 총리는 자민당후보의 승리가 확정되자 『정치개혁과 국제공헌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제 자민당은 이번 선거를 발판으로 정치개혁,유엔평화유지활동 협력법안처리,잠정예산안통과 등에 전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위대해외파병을 가능케 해주는 유엔평화유지활동 협력법안에 대해서는 과거 소극적이던 미야자와 총리마저 법안통과에 적극적이다. 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 부총리겸 외상을 비롯,자민당 지도부는 최근 의회해산을 무기로 내세워 가며 이 법안의 이번 회기내 처리를 다짐하고 있다.
와타나베 외상은 『자민당은 중의원 선거에서 강하다』며 중·참의원 동시선거를 적극 주장했다.
일본 야당은 소선거구제로 지연·혈연·돈 등이 난무하는 현 중의원선거제도에서 조직과 자금의 열세로 열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당은 후보도 정원의 절반밖에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자민당은 이에 따라 사민당·공명당과 힘을 합쳐 참의원에서의 법안통과를 모색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의 숙원인 자위대 해외파병법안의 이번 회기내 통과 가능성이 짙어졌다.
미야자와 총리는 경기종합대책 실시와 함께 이 법안의 국회통과로 인기를 만회,잃어버린 지도력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동경=이석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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