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세균(얼굴(左)) 의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 민주당 박상천(얼굴(右)) 대표를 공격했다. 박 대표는 열린우리당과의 당대당 통합을 거부, 탈당그룹과 함께 '40인 신당'을 추진 중이다.
정 의장은 "열린우리당에는 유수한 정치인들, 특히 민주화 운동을 했던 개혁 세력들이 다 남아 있는데 그 분들을 배제하고 어떻게 통합을 하겠느냐"며 "(당대당 통합 거부는) 대선을 포기하겠다는 태도 아니냐"고 말했다.
박 대표는 곧바로 반격했다. 당 회의에서 그는 "이념과 정책을 따지지 않고 여러 세력이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이합집산하는 것은 전형적인 구태 정치의 소산"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이념과 정책이 다른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무분별하게 통합하면 잡탕 정당이 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민주당을 중도정당, 열린우리당은 좌편향 정당이라고 주장해 왔다. "국정 실패에 대해 심판을 받아야 할 정당과 통합을 한다면 국민이 (대선에서) 지지하겠느냐"는 말도 했다. 최근 사석에서 "유시민.김근태.천정배 의원은 노무현 좌파 정권의 연속이다. 함께 갈 수 없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 대표 간의 기 싸움은 대변인들의 '성명전'으로까지 확대됐다. "18대 총선을 염두에 둔 후퇴정치"(열린우리당 최재성 대변인), "열린우리당은 스스로 해체하라"(민주당 유종필 대변인)는 원색 발언이 오갔다. 그래서 내부적으론 양측의 통합 주도권 다툼이 노선투쟁으로 발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이 이끄는 민주평화연대와 천정배 의원 중심의 민생정치모임 소속 의원들이 17일 모임을 갖고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연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 둘을 묶어 준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라는 공감대가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들이 개혁성을 앞세운 정치연대를 형성할 경우 범여권 내 정파 간 노선투쟁 양상은 훨씬 복잡해질 전망이다. 그래서 "노선 갈등이 범여권 통합의 암초로 등장할지 모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