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전 등기 이전" 6억 싸게 팔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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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를 성사시킨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스타시티 분양권에 강남 집까지 가진 최씨는 엄청난 세금이 지긋지긋하다며 던지듯이 아파트를 팔았다"며 "너무 가격을 낮춰 오히려 놀랐다"고 말했다.

종부세 회피용 부동산 매물이 향후 주택시장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종부세 부과 기준일(6월 1일)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울의 고가 아파트,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세금 회피 목적의 급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 종부세 회피 급매물 나온다=최근 거래되는 종부세 대상 아파트의 경우 5월 말까지 등기를 마친다는 조건이 더해지는 게 특징이다. 그때까지 등기를 끝내야만 종부세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에서 급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다. 재건축 개발부담금제, 분양가 상한제 등 재건축 규제가 겹겹이 둘러쳐지면서 당분간은 재건축이 성사될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모(52.서울 강남구 도곡동)씨는 "당분간 가격은 내리고 세금은 많아질 것으로 보여 3년 전 4억원대에 산 개포 주공 13평형을 최근 7억원대에 팔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 주공단지의 경우 평형별로 한두 개에 불과하던 급매물이 최근 4~5개로 늘었다. 서울 둔촌동 둔촌주공도 단지별로 3~4개에 불과하던 급매물이 최근 7~8개로 늘었다. 팔려는 이들이 늘다 보니 가격도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9억3000만원이었던 개포주공 1단지 15평형의 시세는 최근 8억3000만원으로 1억원이 떨어졌다.

지난해 11월부터 집들이를 시작한 서울 양천구 목동 하이페리온Ⅱ 56평형도 시세(20억원)보다 훨씬 낮은 16억원에 최근 거래됐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이 종부세 부담을 줄이려고 급하게 팔았다"고 설명했다.

◆ 양도세 비과세 매물까지 등장=종부세뿐 아니라 일시적 1가구 2주택 비과세 요건을 맞추기 위한 양도세 절세 매물도 많이 나오고 있다. 2주택자가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새로 집을 산 날로부터 1년 내에 기존 집을 팔아야 한다. 넓은 평수의 집을 샀지만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해 기존 집을 팔지 않았던 이들 중 일부가 지난해 말부터 집값이 하락하자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평수 넓히기가 많았던 용인 신봉.성복동 일대엔 지난해 말부터 가격이 급락하자 시세보다 1억5000만~2억원가량 싸게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김준현.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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