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 건강기사 많이 다룬다(존스 홉킨스 통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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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최신의학정보서 병원안내까지/전문잡지 못지않게 구체적 소개/전미선 존스 홉킨스의대 방사선과 교수
13년전 미국에 와서 미국언론의 건강과 의료에 대한 높은 비중과 관심에 놀랐던 기억이 새롭다. 미국 보스턴에서 구독한 보스턴 글로브신문의 경우 매주 하루는 보통신문 절반크기의 타블로이드판 24면 전체가 의료특집으로 발간되고 있었다. 이 특집은 최신의학에 속하는 암에 대한 기사,새로 개발된 질병의 수술방법,질병의 예방과 관련된 내용,미국의료제도의 문제점,쉽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 안내 등과 그림이 어우러져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진 것이었다. 이 건강판을 읽으면서 의사인 필자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후 워싱턴근교인 볼티모어시로 이사와서 구독하고 있는 워싱턴 포스트나 볼티모어 선지가 각각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에 16∼24면 정도의 건강관련 최신의학정보를 체계적으로 싣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와 함께 ABC·CBS·NBC의 3대방송 뿐 아니라 케이블 TV에서도 의료와 관련된 특집기획과 보도가 1주일에 2∼3회는 정기적으로 전파를 탄다. 그리고 미국의 3대 주간지인 타임·뉴스위크·US뉴스&월드리포트에도 보건의료와 관련된 기사는 의학전문학술잡지를 능가할 정도로 전문적이며 구체적으로 게재돼 건강과 의료에 대한 지식욕을 충분히 채워줄 수 있을 정도다.
또 언론들은 상당수의 건강의료담당 전문기자와 함께 의학지식을 일반대중에게 쉽게 이해시킬 수 있도록 하기위해 간단한 설명그림을 그릴 수 있는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의료 일러스트레이터도 확보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사뭇 달랐다.
2년전 존스 홉킨스대학 보건대학원의 보건정책학과 주최의 세미나에서 워싱턴 포스트지 기자이며 변호사 자격을 가진 미국인 연사가 『언론취재자에게 의사와 의료인은 어떻게 도울 수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하는 것을 들은 일이 있다.
이 세미나에서 그는 언론의 건강과 의료에 대한 기사가 잘못되면 이를 본 독자들에게 커다란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고 이는 언론의 책임으로 돌아가나,이런 기사의 취재원이었던 의사와 의료인에게도 책임의 일단이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언론에는 건강의료 기사게재에 대한 철학의 필요성을,의사에게는 철학정립에 필요한 끊임없는 협조와 구체적인 취재에 대한 도움을 강조했다. 한국언론에서도 건강의료기사에 대한 관심이 지금보다 더 많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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