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품 진가 세계에 알릴 터-영 크리스티경매사 전문위원 김혜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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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소더비와 함께 세계적인 경매회사로 손꼽히는 영국 크리스티 회사의 뉴욕사무소에 한국인 전문위원이 최초로 탄생했다.
『시장조사 등을 거쳐 한국미술품 경매를 담당하는 한편 크리스티와 한국을 연결하는 고리역할이 제 할 일입니다』라고 자신의 업무를 소개하는 김혜겸씨(34).
76년 이화여고를 졸업한 뒤 도미, 아메리칸대학·뉴욕 파킨스대학에서 회화·박물관학으로 학·석사학위를 받은 김씨는 85년 귀국, 서울 공간미술관에서 큐레이터(기획 및 전시담당)로 1년6개월 동안 일했으며 뉴욕 드렘피치화랑 디렉터 경력도 갖고 있어 한미 양국의 미술관계자들과 많은 교류를 가진 것이 크리스티전문위원이 되는데 도움을 준 것 같다고 말한다.
영국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는 크리스티는 3∼4년 전부터 일본 상품 경매 때 일부 한국상품을 끼워 취급하다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한국미술품 단독경매를 실시, 경매에 나온 1백여점 중 두점 이상이 예정가격 이상에 낙찰되는 등 예상외의 성과를 거두자 한국미술품가치를 새롭게 인식해 이 달 중순 김씨를 전문위원으로 영입하게 된 것. 『전공이 서양화이기 때문에 전문위원 제의를 받았을 때 한동안 망설였으나 개인적으로 도자기에 관심이 많았고 우리 미술품을 세계에 알려보겠다는 의욕을 갖고 수락했습니다.
크리스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4, 11월 두 차례에 걸쳐 한국 고미술품 단독경매를 실시할 예정인데 김씨는 4월 경매에서부터 본격 활동을 하게된다.
『지역별로 31개 분과로 나뉘어있는 크리스티는 휴가철인 8월을 제외하곤 1년 내내 경매가 이뤄지는데 한국단독 경매가 중요시기인 4, 11월로 예정된 것은 그만큼 한국미술품의 가치를 인정한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김씨는 『지금까지 한국경매에는 주로 한국·일본·미국인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많은 고 미술품들이 이곳을 통해 한국에 역수입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해군참모총장을 지낸 김영관씨의 1남4녀 중 셋째 딸인 김씨는 지난주 입국, 서울인사동 등을 돌며 시장조사를 한 뒤 다음달중순께 출국할 예정이다. <손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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