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코-도움말 박윤기<연세대 의대·피부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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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노동을 하는 40대 남자다. 다른 사람에 비해 유난히 코가 빨갛게 보여 부끄럽다. 술을 많이 마시는 편이지만 마시지 않을 때도 딸기코처럼 돼있다.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답>코가 유난히 빨갛게되는 경우 보통 애주가로 오인 받기가 쉽고 또한 병명 역시 주 사라고 해 술과 연관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주사가 반드시 술을 자주 마셔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아직 확실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내분비 이상, 코 주위의 혈관이상, 소화기능의 이상, 데모덱스(demodex)라는 기생충감염 등이 주파를 유발한다고 한다. 이 주파는 보통 30대 이상의 중년여자에게 잘 생기나 심한 증상은 남자에게 많다.
주사가 있는 사람의 얼굴을 보면 기름이 항상 번지르하게 흐르는 지루성 피부가 많은 것을 알 수 있으며, 지루성 피부에서 피부를 자극하는 기름은 얼굴에 염증을 유발하고, 특히 코 주위의 혈관을 확장시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지루성 피부를 가진 사람들은 비누세수를 자주해 기름을 없애 만성적인 피부염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치료를 위해서 테트라사이클린계통의 항생제를 복용하면서 여드름 치료 때 사용되는 약물을 발라주어야 하며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부신피질 호르몬을 쓸 수도 있다.
그밖에 모세혈관확장을 일으킬 수 있는 자극적인 음료인 코피나 콜라, 그리고 알콜 등을 삼가도록 하고 한 냉이나 과도한 광선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모세혈관 확장이 동반된 주사는 확장된 모세혈관을 전기응고 수술로. 치료하기도하나 최근 개발돼 각광받고 있는 레이저로 혈관만 선택적으로 파괴시켜 피부손상 없이 혈관을 없앨 수 있어 아주 탁월한 치료효과를 나타낸다.
주사보다 좀 심한 증상을 보이는 딸기코는 코끝이 빨개질 뿐만 아니라 피부가 딸기모양으로 울퉁불퉁하게 커지며 모남이 확장돼 피지로 꼭 차게 된다.
이런 딸기코는 알콜중독자에서 많이 생기는 경향이 있는데 수술로 흉한 부분을 제거하거나 박피술을 시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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