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행정수행 매도는 잘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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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91년 산 정부비축 마늘을 처분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보건사회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영세민에게 2천2백t, 군 급식으로 1천5백t을 무상 지원하는 것을 일부 언론에서 선심행정으로 보도하였다. 그러나 이는 선거선심과는 전혀 무관한 일상적인 행정업무 수행일 뿐이다.
정부는 지난해 마늘이 수요보다 약5만여t이 더 생산되어 수확기에 가격이 크게 떨어지자80여만 가구에 이르는 마늘재배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작년 6월부터 10월까지 ㎏당 9백95원으로 1만8천t을 수매 비축하였다.
비축마늘은 김장철과 마늘이 생산되지 않는 시기에 방출해 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 보통이나 작년 말의 가격이 낮고 비축량이 예년보다 1만여t이상 많아 판매하지 못하고 6천t을 건조마늘로 가공을 끝냈으며 현재 3천t을 더 가공 중에 있다.
최근 도매가격이 적정가격인 ㎏당 1천4백원 수준보다 낮은 1천1백원수준으로 유지되고 오히려 작년 말보다 더 떨어지고 있어 판매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저온저장이 가능한 4월말 이전에 처분하지 못할 경우 감량이 많이 생기고 품질이 떨어져 폐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영세민에 대한 정부비축 양념류의 무상지원은 이번의 마늘뿐만 아니라 89∼90년에도 88년 산 정부비축 고추 5천3백t을 무상으로 지원한바 있다.
정부가 생산농가를 보호하기 위하여 재정과 보관창고 등의 어려움을 무릅쓰면서 마늘을 수매 비축하고 이것을 효율적으로 처분하기 위해서 수행하는 정상적인 행정업무까지 선심행정으로 보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다. 【유기열<농림수산부 채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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