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말 증권사들의 '2003 주가전망' 대부분 빗나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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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증권사들의 올해 종합주가지수 전망이 대부분 빗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증권사들이 제시한 올 종합주가지수 저점은 600~800선이 가장 많았고, 고점은 최고 1,100까지 제시됐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강도가 약화하면서 종합주가지수는 800선 안팎에서 마감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결국 증권사들이 제시한 종합주가지수 예상치가 실제 주가지수 움직임과 크게 빗나가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전망했나=지난해 12월 교보증권 등 대다수 증권사들이 종합주가지수 고점을 1000~1,100으로 제시했고, 저점도 대체로 높게 잡아 메리츠증권은 915를 제시했다. 그러나 올해 종합주가지수는 이보다 훨씬 낮은 510~813에서 움직였다.

증권사들이 당시 올해 종합주가지수를 실제보다 높게 예측한 것은 소비가 살아나고, 경기도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 때문이었다. 일부 증권사는 "2003년 하반기부터는 연체율이 진정될 것"이라며 카드주를 투자유망 종목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왜 빗나갔나='신(神)도 모르는 게 주가'라는 얘기가 있기는 하지만 분명 증권사들의 주가 예측 능력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카드채의 부실화 가능성을 예측하지 못했고, 부동산 과열이 지속될 것이란 점을 내다보지 못한 것도 주가 예측을 크게 빗나가게 했다.

이라크 전쟁.북핵 문제에 이어 SK글로벌 사태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진 것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우리증권 신성호 상무는 "주가 예측이 결과적으로 빗나갔지만 경기가 바닥을 찍고 점차 회복할 것이란 큰 방향은 맞았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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