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마당발은 '1924 세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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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삼성전자의 정보통신사업부 사원 전정환(29)씨는 대학 동기들과 동창회가 있으면 메신저로 '대학 친구'그룹 30여명에게 시간과 장소 등을 동보전송 한다.

그러나 이 회사 김모 부장(45)은 수첩을 꺼내놓고 대학 친구 명단을 찾아 부하 직원들의 눈치를 보며 일일이 전화를 한다. 하지만 회의나 휴가 등으로 전화를 받지 않는 친구가 한둘은 있게 마련이어서 모든 사람에게 연락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SK커뮤니케이션즈에 따르면 전씨가 '디지털 마당발'이라면 김 부장은 디지털시대의 '고독한 은둔자'쯤에 해당한다.

이 회사는 5일 미니홈피 서비스 싸이월드 이용자 2000만명의 사이버활동을 기준으로 '인맥관리 지수'를 산출했다. 인터넷 메신저로 얘기를 주고받는 친구 숫자나 미니홈피를 통해 맺은 일촌수, 자신의 미니홈피 방문 횟수 등 5개 항목을 0~8점 점수화해 집계한 것이다<표참조> . 그 결과 19~24살까지의 세대가 온라인상으로 가장 견고한 인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평균 49명과 일촌 관계를 맺고, 평균 5개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가입해 활동하며, 메신저로는 평균 79명의 친구를 등록해 두고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40대는 싸이월드의 평균 일촌수는 많아야 3명, 메신저 대화 상대는 10명 남짓이었다. 일촌은 부인이나 자녀가, 메신저 친구는 회사 동료나 부하직원들이 대부분이었다. 또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씨는 "사회생활을 오래 한 부장님은 두꺼운 명함첩을 갖고 있겠지만 메신저나 미니홈피 등에 익숙한 우리 세대는 빠르고 비용도 적은 온라인 인맥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인맥 관리의 노하우는 생일 챙기기처럼 쉽고 간단한 일을 먼저 하는 것"이라며 "미니홈피에 간단한 방명록만 남겨도 친구관계를 유지할수 있다"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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