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환 희생자」410명 첫 확인/징용한인 5천명 해상서 폭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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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 해군자료 공개
【광주=연합】 해방직후 일본이 한국징용자 5천여명을 배에 태운채 폭사시킨 부도환 사건 희생자중 4백10명의 명단이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태평양전쟁유족회 광주지부 이금주 회장(73·여)이 일본내 재일교포와 양심·지식인 들로 구성된 「진사배상촉진회」의 초청으로 부도환사건생존자와 함께 일본을 다녀오면서 입수한 명단을 8일 공개함으로써 밝혀졌다.
일본 오미나토 해군시설부가 작성한 이 「부도환사몰자 명부」에는 징용공원 3백62명과 일반노무자 48명등 한인희생자 4백10명의 이름과 직종 및 본적지 등이 기록돼 있다.
이들 희생자 4백10명중 3백78명은 출신지가 기재되어 있으며 지역별로는 전남 89명,전북 57명,경남 44명,충북 84명,충남 1백3명,평북 1명 등이다.
이씨는 『지난달 22일 일본을 방문,진사배상촉진회로부터 이 명단을 입수했다』며 『동행한 당시 이 사건 생존자 김동천씨(68·경기도 부천시 중구 춘의동 128의 25)는 당시 희생자가 3천∼4천명에 달한다고 말하고 있어 명단외 희생자가 훨씬 더 많을 것 같다』고 밝혔다.
부도환 사건은 일본이 종전직후 일본각지의 한인징용자들을 원산 또는 부산항으로 돌려보내준다고 속여 배에 태운뒤 자신들의 만행이 탄로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해상에서 배를 폭파시킨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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