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범연」이냐 파워의 「치효」냐 핸드볼 최고 골잡이 "양조 다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한국 남자핸드볼 최고의 스트라이커는 과연 누구인가. 88서울올림픽에서 구기종목사상 남자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은메달을 차지하는데 수훈을 세웠던 강재원(스위스 그라스호퍼), 그리고 현 국가대표인 조범연(경희대), 조치효(한국체대), 국내최장신(2m3㎝)인 윤경신(고려고), 심재홍(경월)등이 골잡이로 꼽히고 있다.
국내지도자들도 선뜻 어느 선수를 지목하지 못하면서도 경험과 기교에서는 강재원이, 신장에서는 윤경신이 각각 우위를 보이고 있으나 조범연과 조치효가 스트라이커로서는 다소 앞설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조범연은 키(1m83㎝)가 다소 작은 것이 흠이기는 하지만 민첩성·유연성·슛 감각 등에서 뛰어나고 지난해 큰 잔치에 이어 올해에도 94골로 2년 연속 득점 왕에 올랐다.
반면 키(1m90㎝)와 파워에서 우위에 있는 조치효도 89년 큰잔치 득점 왕(78골)으로 골잡이로는 정상급에 올라있다. 지난해 부상으로 다소 주춤했던 조치효는 이번 큰잔치에서 86골로 조범연, 윤경신(92골), 이석왕(89골·성균관대)에 이어 4위를 마크했지만 이들의 우열을 어느 누구도 선뜻 단언하지 못하고 있다.
유재충 경희대감독은 『파워만을 앞세운 치효보다는 슛이 다양하고 상대 GK가 예측하기 어려운 슛을 터뜨리는 범연이가 한수 우위』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박천조 한국체대감독은 『범연이가 뛰어난 선수라는 것은 인정한다. 파워핸드볼이 국제적인 추세인 점을 감안한다면 치효가 대표팀에는 더 필요한 선수』라면서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판가름날것』이라고 반박한다.
한편 대표팀의 이규정 감독은『이번 유럽전지훈련을 통해서 본다면 득점력에서는 재원이와 범연이가, 파워에서는 치효와 재홍이가 약간 우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결국 스위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강재원을 제외한 이들의 국내최고 슈터 자리다툼은 오는 7월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임병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