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불교의 상징' 만다라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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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 성북동 여래사에서 만다라문화원을 운영하고 있는 동휘(董揮.43) 스님은 지난 10년간 틈나는 대로 티베트.네팔.부탄 일대를 돌아다닌 것으로 유명하다. 티베트 불교의 상징인 만다라(부처의 깨달음을 하나의 형상, 혹은 한장의 그림에 도형화한 것)를 감상하고, 또 수집하기 위해서다. 동휘 스님은 그렇게 모은 만다라 1백여점을 오는 15~30일 서울 사간동 법련사 불일미술관에서 공개한다.

그는 사람들의 마음에 부처의 설법을 심는 '문화포교'의 중심축으로 만다라를 택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만다라 중에는 그가 현지 승려들에게 직접 주문한 그림들도 포함돼 있다. "종전에도 간혹 만다라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규모와 내용 등에서 이번 행사와 비교할 수 없어요. 미국.유럽은 물론 티베트 현지에서도 이런 자리는 없었습니다. '만다라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죠."

이번 전시에선 특히 칼라챠크라 만다라가 집중 소개된다. 산스크리트어로 칼라(시간)와 챠크라(바퀴)의 합성어인 칼라챠크라는 세상의 모든 중심은 결국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우주의 생명을 상징하는 원과 사람의 몸.입.정신을 상징하는 사각형 등으로 구성됐다. 또 전체 원형은 부처의 눈을 표현하고 있다. '만다라=부처=진리=우리'를 개념화한 것이다.

동휘 스님이 재치있는 비유를 했다. "로또 열풍이 대단합니다. 사람들은 로또가 자기 운명을 바꿔줄 것으로 기대하죠. 하지만 그건 착각입니다. 본인이 먼저 로또가 돼야 합니다. 내가 달라져야 세상이 변하는 거죠. 만다라는 그런 이치를 보여줍니다. 우리 자신이 금강석(다이아몬드)이 되도록, 즉 부처의 가르침을 깨닫도록 안내합니다." 펜처럼 가는 붓으로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몇 년간 한점 한점을 눌러가며 완성하는 만다라에서 삶의 참뜻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는 "만다라는 건강.재산.사업.애정 등 모든 인간사 및 인간.부처.짐승 등 우주 전체를 포괄하고 있다"며 "관객들이 전시회장을 돌며 그 이치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꾸밀 작정"이라고 말했다. 전시 기간에 맞춰 티베트 승려 아홉명이 방한, 만다라 제작 과정을 직접 시연할 예정이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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