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재용기자의행복연금술] 참는 자에게 '돈 복' 있나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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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같은 신을 믿는 나라끼리 전쟁을 하면 신은 어느 편에 설까. 그것도 국력이나 전투력도 고만고만한 세력 간에 싸움이 붙었다면. 브라질의 세계적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도 그런 고민을 했었나 보다. 소설 '연금술사'에서 둘 다 알라신을 믿는 부족 간의 격렬한 전투라는 '난감한 상황'을 두고 그는 이렇게 얼버무렸다.

"이런 류의 전쟁은 오래가기 마련이죠. 알라신이 양편을 모두 돌봐 준다는 얘기요"라고.

그럼 고수익이라는 똑같은 꿈을 꾸는 이들끼리 각축을 벌이는 투자 시장이란 싸움터에선 신은 누구 손을 들어줄까. 바로 '끈기가 많은 자에게 더 많은 축복을 내린다'이다. 투자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비결 중 하나가 장기 투자라는 얘기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특히 요즘처럼 전세계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는 상황이라면 말이다. 무작정 몇 년 이상 버티라는 것은 자칫 무책임한 조언으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장기 투자의 매력은 숫자로 확인된다.

실제로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이 1999년 이후 국내에서 설정된 성장형펀드(주식 편입비중 70% 이상)수탁액 상위 20개 상품의 수익을 따져본 결과 5년 평균 수익률은 232.46%에 달했다. 복리로 매년 27.16%의 수익률을 낸 것이다. 해외펀드도 마찬가지다.

한국펀드평가가 운용 10년 이상인 1388개의 해외 펀드 수익률을 따져본 결과 꾸준히 연 10% 안팎의 수익률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량주를 직접 투자했을 경우에도 성적은 눈부시다. 미래에셋증권이 '블루칩 다섯 종목(농심.삼성전자.신세계.현대모비스.포스코)'을 1995년부터 투자했다고 가정해 수익률을 따져보니 매년 평균 20% 안팎의 수익을 올렸다.

이런 성과는 주가가 내린다고 주식을 팔아치우거나 혹은 펀드를 환매하는 '단타식 투자'로는 거둬들일 수 없는 수확이다. 장기 투자에 더 많은 수익을 얹어주는 '마법의 지팡이'는 바로 '복리(複利)'와 '절세'다.

교보증권 김종민 강남PB센터 지점장('은퇴를 위한 25가지 황금 재테크'저자)는 특히 이 두 가지를 강조하고 있다.

예컨대 100만 원을 연 4%로 30년간 투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치자. 만일 비과세 단리로 투자할 경우 30년 뒤 찾게 되는 자산은 220만 원.하지만 복리와 비과세 상품을 이용한다면 같은 돈이 30년 뒤엔 324만 원으로 불어난다.

특히 펀드는 장기 투자를 겨냥한 나온 것이어서 대부분 복리로 수익률이 계산된다.해마다 재투자가 일어나면서 복리 효과가 생기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일 나오는 기준가 자체가 복리로 계산된다. 버티는 자에게 축복이 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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