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오염 정선 송천 최저… 안양천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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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어릴적 멱감고 물고기도 잡던 동네 앞 하천이 과연 얼마나 오염됐을까.
환경당국이 주요 하천의 오염도를 발표하고 있으나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을 PPM으로 나타내 그 수치가 도대체 어느 정도를 뜻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환경처는 최근 직원교육 내부자료로 「생활환경 보전을 위한 수질환경기준」을 만들었다. <그림참조>
선진국 연구결과를 분석한 이 자료는 하천에서 ▲연어·송어와 곤들매기·자치(한류성 어류)를 볼 수 있으면 오염도가 3PPM미만 ▲잉어·붕어가 살고 있으면 5PPM미만 ▲미꾸라지가 살면 9PPM 미만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를 기준으로 환경처가 최근 발표한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4대강 수계의 66곳 주요하천의 평균오염도 수치를 보면 강원도 정선군과 삼척군을 흐르고 있는 송천이 0.9PPM으로 수질 측정망이 운영되고 있는 하천으로서는 유일하케 「자연을 맘껏 감상할 수 있는 오염도」(IPPM)에 못 미치는 깨끗한 하천이다. <별표 참조>
또 더 이상 멱을 감을 수 없는 한계수준인 2PPM에 이른 하천은 ▲경기도 가평군의 조종천 ▲충남 공주시의 유구천 ▲전남 함평군의 고막원천 등 3곳이며 이 밖에도 경기도 가평군의 가평천(1.9PPM) 과 충남부여·청양군의 지천(1.8PPM)등도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평균오염도가 5PPM안팎으로 잉어와 붕어가 제대로 살기 힘들만큼 산업폐수 등에 오염된 하천은 ▲강원도 춘천시의 공지천(5.0) ▲경기도 용인·광주군에 걸쳐 흐르고 있는 경안천(4.8 )▲경기도 포천군의 영평천(4.8) 등 3곳이다. 농업용수로도 이미 쓰지 못하고 미꾸라지의 서식에도 부적합한 오염하천은 ▲경기도 남양주군과 미금·구리시에 걸쳐 흐르는 왕숙천 (9.8) ▲대전 갑천(10.6) ▲광주시 광주천본류(11.9) ▲경기도 고양·파주군의 곡능천(14.1) ▲경기도 파주군의 문산천(15.0)등 모두 16곳으로 대상하천의 약 24%에 달한다.
정부가 국민건강과 쾌적한 환경을 위해 유지하겠다고 환경정책기본법에 못박아 놓은 하천의 환경기준 가운데 최악의 10PPM을 2배 이상 넘는 곳도 11곳이다.
특히 안양천(경기도 안양·광명·군포·시흥·의왕)은 생화학적 산소요구량이 무려 77.9PPM으로 전국에서 최악의 오염에 시달리고 있으며 뒤이어 ▲굴포천(인천시 북구와 경기도 부천·김포)이 72.9PPM ▲대전천(대전시 동·중구)이 70.5PPM으로 하천이라기보다는 시궁창이라는 편이 훨씬 어울릴 만큼 오염돼 있다.
환경처가 경제성장에 따른 공해배출업체의 산업폐수·축산폐수·생활오수 등 발생량 증가추세를 감안해 내다본 이들 하천의 96년 자연오염도는 ▲굴포천 120PPM ▲안양천 91.0PPM ▲대전천87.1PPM ▲서울 청계천 52.3PPM ▲탄천 50.0PPM ▲중랑천 하류 49.2PPM ▲신천 46.0PPM ▲유동천 33.0PPM ▲청주 무심천 29.1PPM ▲문산천 23.5PPM ▲갑천 22.0PPM 등으로 현재보다 최고 약 50PPM이나 더 높다.
이 때문에 환경처는 올해부터 96년까지 모두 1조6천4백98억원을 들여 하수종말처리장 1백28곳과 분뇨처리시설 38곳, 축산폐수 공동처리시설 24곳을 건설할 방침이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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