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여 핸드볼 홍정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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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 그것도 올림픽대표선수.
91년 11월 1일은 나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내가 좋아서 시작한 핸드볼이지만 이렇게 빨리 대표선수가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해봤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물론 학교선생님·팀 동료들 모두가 축하해주고 나 자신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코트를 누빌 나 자신을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그러나 불과 3개월도 지나지 않은 요즘 오히려 걱정이 태산같다.
나 자신이 부족한 점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럽 전지훈련에서도 실감했지만 유럽 장신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 자꾸만 밀릴 뿐 아니라 슈팅에서도 과감성이 부족하다.
정형균대표팀 감독선생님의 얘기만이 나에게 유일한 위안이다. 정 감독님은 『정호는 열심히 훈련만 하면 큰 선수가 될 수 있어』라고 자신감을 심어주신다. 사실 주위에서도 경기운영·슈팅감각 등 스트라이커로서 자질이 뛰어나고 왼손잡이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칭찬해 주신다.
바르셀로나에서 만날 러시아연방·독일·유고·스페인 등 어느 팀 하나 만만한 팀이 없다. 태릉선수촌에 입촌하면 선배언니들보다 더 많은 훈련으로 기량을 늘려 윤병순(재일본) 언니 같은 훌륭한 선수가 되도록 해야겠다. 그래서 언니들과 힘을 합쳐 88서울올림픽에서 이룩해 놓은 「구기종목사상 첫 금메달」의 찬란한 금자탑을 바르셀로나에서 기필코 재현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

<신상명세서>
▲생년월일=74년 5월 6일 경기도 부천산
▲신체조건=1m72㎝·64㎏
▲학교=인천구월국교→상인천여중→인천여고
▲대표경력=90년 주니어, 19년 11월 국가대표
◆가족사항=홍성표(45·상업) 최민숙(44)씨의 1남2녀 중 장녀
▲취미=음악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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