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유도 정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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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요즘 들어 부쩍 어깨가 짓눌리는 것 같다.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고가 (24)-. 한시도 내 뇌리에서 떠나본 적이 없는 이름. 고가는 영원한 맞수이자 숙명의 라이벌이다. 고가를 꺾지 않고는 올림픽 금메달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일본 유도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고가는 세계 선수권을 3연패한 강호. 일본 유도는 물론 세계 유도계가 「일본 유도의 영웅」 야마시타 이후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나와의 통산 전적은 1승2패. 내가 뒤져 있다. 지난 90년 북경 아시안게임 때는 내가 판정으로 이겼으나 같은 해 가노컵 (일본) 및 작년 쇼리키컵 (일본) 대회에서 거푸 패했었다.
바르셀로나는 사실상 나로서는 은퇴 무대나 다름없다. 체력도 문제지만 물밀듯이 치받는 「무서운」 후배들 틈새에서 버텨내기가 옛날 같지가 않다. 훈련 파트너인 윤동식 (한양대)과 상대하다보면 힘겹다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윤현(쌍용) 선배처럼 경기 때마다 4∼5kg씩 감량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달리 선택의 길이 없다. 『타도 고가』를 목표로 비책을 개발하는 방법 밖에 없다.
고가의 주특기는 나와 같은 오른쪽 업어치기다. 경기 스타일 역시 흡사해 기선을 잡지 않고서는 이기기 힘들다. 이를 위해 도복 자락을 먼저 낚아채는 「잡기 싸움」 숙달 뿐 아니라 전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체력 강화를 위해 집중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신상 명세서
▲생년월일=69년4월29일 전남 무안 산 ▲신체 조건=1m73cm·74kg·O형 ▲학교=목포동국교→무안중→전남체고→체과대 ▲국제 대회 경력=90북경 아시안게임 금, 91세계 유도 선수권 동, 91아시아 유도 선수권 금 ▲가족 사항=정명균씨 (44)의 2남1녀 중 장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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