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최고급 만다린 호텔, 삼성 첨단 제품으로 '도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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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에 막 오픈한 최고급 만다린 오리엔탈호텔이 삼성전자의 첨단 제품으로 무장했다. 모든 방에 삼성 LCD TV가 두 대(침실에는 29인치, 화장실에는 15인치)씩 설치됐고, 스위트룸의 경우 거실에 40인치가 하나 더 있다. 만다린 측은 "모든 방에 LCD TV를 설치한 호텔은 우리가 세계 처음"이라며 "삼성 제품에 크게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 호텔은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80층짜리 주상복합 쌍둥이 빌딩인 '타임워너 센터'의 35~54층을 차지하고 있다. 콜럼버스 서클(센트럴파크 남서쪽 모서리)에 위치한 이 최첨단 빌딩은 뉴욕의 새로운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가장 싼 호텔 방의 가격이 5백95달러(약 72만원)이며 센트럴파크가 내려다보이는 스위트룸은 2천달러, 가장 비싼 방은 1만2천달러(약 1천4백만원)에 달한다.

객실이 2백51개인 이 호텔에 삼성이 남품한 TV만 2백만달러어치를 넘는다. 단순한 TV가 아니라 PC와 DVD 플레이어.오디오가 하나로 결합된 멀티 미디어 시스템이다. CD는 물론 주문형 DVD에 고급 스피커까지 갖춰져 있다.

각종 DVD를 주문해 볼 수도 있어 기존의 홈시어터 이상이다. 기존 호텔에서 유료 영화를 신청하면 바로 봐야만 하지만 여기서는 18시간 이내에 언제든지 볼 수 있고, DVD 플레이어 기능이 있어 되돌려 볼 수도 있다.

선이 없는 키보드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으며, 캠코더로 찍은 동영상을 TV에 연결해 넓고 선명한 LCD 화면으로 즐길 수도 있다.

아이들이 집에서 가지고 놀던 게임기를 가져와 TV에 연결해 쓸 수도 있다.

만다린 호텔은 당초 소니 제품을 검토했으나 삼성이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납품 기회를 잡았다. 호텔 측은 또 스피커의 경우 독일의 보스 제품으로 쓰려고 했으나 삼성 측이 그 이상의 품질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해 이것도 따냈다.

삼성전자 임선홍 부장은 "최고급 호텔에 제품을 공급하게 돼 삼성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만다린이 뉴욕에 이어 워싱턴 등 앞으로 미국에 잇따라 지을 호텔에도 삼성 TV를 설치하기로 이미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 건물 3층에 대형 쇼룸(제품 전시장)을 꾸민다는 계획도 확정한 상태다. 당초 내년 3월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건물 자체의 공기가 6개월 이상 늦어지는 바람에 내년 9월께로 잡고 있다.

삼성 측은 이 쇼룸이 타임워너의 자회사인 CNN방송 스튜디오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으므로 CNN을 찾을 많은 관광객까지 삼성 쇼룸으로 끌어들인다는 계산이다.

삼성은 또 빌딩 주인인 타임워너 측과 공동 마케팅을 하기로 합의했다. 건물 내 공공장소에는 모두 삼성 TV 등을 설치하고, 입주하는 상점들도 같은 조건이면 삼성 제품을 쓰기로 했다는 것이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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