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입시 11 대 1 '역대 최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올해 미국 하버드대학의 입학 경쟁률이 11대 1을 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9일 보도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주춤했던 동부 명문대학들의 경쟁률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여러 대학이 입학 서류를 손쉬운 인터넷으로 접수한 데다 외국 학생들의 지원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마지막 주자들인 1960년대 초반 출생자들의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기 시작한 것도 다른 요인으로 분석된다.

올해 하버드대에 지원한 학생은 2만2955명이었다. 이 가운데 9%만이 합격 통지서를 받는다. 펜실베이니아대(유펜) 지원자도 올해 11% 늘어 합격률은 17%에서 14%로 떨어졌다. 윌리엄스대도 지원자가 7% 늘어났다.

학생들이 몰린 이유에 대해 미 대학입학상담협회(NACAC) 측은 명문대들이 인터넷을 통해 통일된 입학서류 양식을 받은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했다.

예전에는 학교마다 다른 원서를 제출해야 했지만 이젠 인터넷을 통해 클릭 몇 번이면 여러 명문대학에도 입학 원서를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1998년 미국 대학에서 인터넷 접수를 처음 했을 때 이용자는 1246명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70만 명으로 늘어났다.

일반 사립대 등록금이 크게 오른 것도 명문대 지원자를 늘리는 요인이 됐다. 미국 사립대의 연간 수업료가 평균 4만5000달러(약 4200만원)로 급등하면서 "비싼 돈 내고 사립대에 다닐 바엔 동부 8대 명문인 아이비리그로 진학하자"는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하버드대의 연간 수업료는 4만6000달러로 여느 사립대와 별 차이가 없다.

외국 학생들의 지원도 늘었다. 다트머스대는 외국인 지원자가 전년보다 10% 증가했다.

이 대학의 칼 퍼스텐버그 입학처장은 "9.11 테러 이후 외국인 학생 유치에 소극적이었으나 지난해부터 유학생을 위한 입학 설명회를 개최하고 재정 지원을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