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올린 「정주영 신당」/창당발기인대회 가진 「통일국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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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현대식구·소외정치인 주축/상당수 정씨 자금력에 매력… 응집력이 과제/여야당과 상당기간 불편한 관계 유지 될듯
정주영 전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주도하는 가칭 통일국민당이 10일 오전 창당발기인 대회를 갖고 창당준비위를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창당작업에 들어갔다.
가칭 국민당은 오는 2월10일까지 정당등록에 필요한 48개 지구당 창당을 완료,정당으로 출범해 14대 총선에서 80여명을 공천,20명을 당선시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1백52명의 창당발기인에는 정 전회장의 6남 정몽준 의원과 민주당 합류를 거부했던 김광일 의원,신민당을 탈당했던 무소속의 김길곤 의원 등 현역의원 3명이 포함돼 있다. 또 양순직 박한상 강병규 김달수 신민선씨 등 전직의원 14명과 최금옥 울산 시의원,송석찬 유성 시의원 등 지방의회의원,부산·경남지역의 전통일민주당위원장 출신의 노원규씨 등 정치인 54명이 포함됐다.
여기에 김동조 전외무장관(정몽준 의원 장인),윤하정 전외무차관,김종갑 전해병대사령관 등 전직관료와 군장성출신,서영훈 전KBS 사장,박동운 전한국일보 논설위원,박노경 전경향신문 논설위원,KBS 심야토론의 사회자로 신당의 대변인을 맡을 이인원씨 등 언론인 11명과 변호사등 법조계출신 12명,이상주 울산대총장·권숙표 연대교수 등 교수 7명,박성상 전한은총재와 이내흔 전현대건설 사장 등 금융계 기업인도 참여했다.
이밖에 김규벽 전노총위원장 등 노동계출신 18명과 민병철 아산중앙병원장,탤런트 최불암·강부자,코미디언 이주일,작곡가 박춘석,국악인 안비취·박귀희,극작가 한운사·유호씨와 씨름선수 이만기씨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정씨와 평소 유대를 가져왔거나 현대산하 업체 또는 연구소 등에 몸을 담았던 인물들이 대부분이며 정치인들도 현정치권에서 소외돼있던 사람이거나 양당구도하의 지역구 사정이 여의치않은 인물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신당은 정강정책에 토지공개념과 금융실명제 실시를 포함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정 전회장도 『중간계층과 서민층을 대변하며 보수와 개혁을 조정,선택하는 중도정당』이라고 표방하고 있다.
따라서 신당은 기본적으로 보수정당의 틀을 벗어나지는 않겠지만 다소 국민적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개혁적인 주장으로 국민들에게 파고들겠다는 입장이다.
정 전회장이 8일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거액정치헌금 내역을 폭로한 것도 신당의 입지강화등을 노린 것으로 보는 시각이 유력하다.
그러나 신당은 기본적으로 정씨의 자금동원력에 매력을 느낀 인물들이 상당수에 달해 총선에서 선거자금지원이 시원치 않을 낌새를 보이면 언제든 떨어져 나갈수 있다는 취약점도 안고 있다.
정회장 자신도 이번 총선을 시험대로 계속 삼아 실패할 경우 이 정당을 유지할지 의문이어서 응집력에 문제가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로서는 민주당이 기대를 걸고있던 차화준 전기획원차관보등 중부 및 영남권의 원외위원장 가운데 상당수가 참여하고 있는데서도 알수있듯 야당의 「정치 철새」들에게 매력을 던져주는 것 또한 사실이며 신당의 성격상 여권성향의 표를 상당수 잠식할 것도 분명하다.
따라서 양당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민자·민주당과 가칭 통일국민당은 상당기간 불편한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김두우기자>
◎창당발기인 명단(가나다순)
◆DB편집자주:명단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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