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전 「언질」총선후 「선출」/청와대 4자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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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권갈등 해소방안 논의/김영삼 대표위상 단계 보장/노대통령/어제 김·박위원 불러 설명/내일 내각제 완전포기 선언
노태우 대통령은 9일 오후 민자당의 김영삼 대표 김종필·박태준 최고위원을 청와대로 불러 4자회동을 갖고 여권 대권갈등의 해소방안을 논의한다.
노대통령과 세최고위원은 이날 회동에서 총선후 후보선출의 원칙에 합의할 것으로 보이나 총선전 대통령후보 가시화를 요구하는 김대표를 어떤 수준에서 가시화 해주느냐는 문제에 대해선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노대통령은 구체적 방안을 10일 연두회견에서 밝힐 예정이다.
이에 앞서 노대통령은 8일오후 김종필·박태준 두최고위원을 만나 자신의 구상을 설명했다.
노대통령은 ▲김대표후보가시화를 간접적으로 표명하되 ▲김대표의 당내위상을 높여주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표시했으며 김·박 두최고위원도 총선후에 전당대회를 열어 후보를 선출한다는 원칙위에서 이같은 방안을 원칙적으로 수용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대통령의 가시화조치는 9일 최고위원회동,10일 연두기자회견 및 2월의 합당 2주년기념식,공천자대회에서 단계적으로 김대표의 위상을 높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여권소식통이 전했다.
노대통령은 총선후 전당대회에 앞서 당무회의에서 김대표를 대통령후보로 제청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입장표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여권 고위관계자는 전했다.<관계기사 3면>
그러나 또다른 관계자는 노대통령의 김대표에 대한 지원은 3당통합의 목적인 정치안정을 위해 김대표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신임표시와 그에 따른 유리한 후보위치 확보를 언급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해 회동후 발표 또는 10일 연두기자회견에서 노대통령의 입장천명이 주목된다.
이날회동에서 총선전 후보가시화에 반대하는 김·박 최고위원은 김대표가 당을 대표하는 만큼 현상태에서 후보에 유리하다는 노대통령의 「언질」이상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노대통령은 8일 오후 김·박최고위원을 각각 비밀리에 만나 자신의 구상을 설명하고 결심에 따라 줄것을 당부했다.
회동후인 9일아침 김최고위원은 『대통령이 결심하면 설사 내생각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대통령 뜻에 따라야한다』고 말하고 『대통령은 합리적이고 순리적인 결심을 한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 일정수준에서 절충점이 맺어졌음을 시사했다.
김·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만나 오후 청와대회동에 대비해 최종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4자회동에선 또 내각제추진을 포기키로 결론을 내리고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의 연기 또는 광역단체장선거만 실시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반김대표를 주도해온 이종찬 의원은 『자유경선원칙과 총선전 후보가시화반대라는 민정계입장에 반하는 결론이 날 경우 자유경선선언을 포함한 모든 대응수단을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민정·공화계의 반김대표세력은 8일 총선전 후보가시화반대·총선후 선출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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