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사찰 이행하면 올 팀스피리트 취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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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금융개방 검토… 쌀은 아직 곤란 노대통령/미­북관계개선 북인권도 고려 부시 대통령/한미 정상회담
노태우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6일 북한이 핵안전협정에 서명하고,사찰을 받는등 국제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면 금년 팀스피리트훈련을 취소하기로 합의했다.
한미양국 정상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단독 및 확대정상회담을 갖고,북한이 지체없이 핵안전협정에 서명하고 비준·사찰을 받아야 하며,비핵화공동선언에 의한 사찰도 하루빨리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이같이 합의했다.
양국정상은 한반도문제는 남북당사자 사이에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미­북한관계개선도 남북관계의 진전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키로 했다.<관계기사 3,22면>
특히 부시 대통령은 미­북한 직접협상 요구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미­북한관계개선은 남북관계의 진전과 핵문제의 해결뿐만 아니라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도 고려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남북간에 합의된 「합의서」와 공동선언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고,노대통령은 이같은 노력이 계속될 때 금세기내에 통일도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정상은 또 자유무역의 확대를 통해 공동번영을 추구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우루과이라운드협상의 성공적 타결을 위해 공동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노대통령은 현재 한국이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의 성공적 타결을 위해 각분야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협조하고 있음을 설명하고,농산물분야는 특수사정으로 당장의 전면개방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한국의 금융시장개방을 요구했고,노대통령은 이를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양국 정상은 아태지역의 항구적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한미 두나라의 역할과 협력이 더욱 중요하며,이를 위해 이지역 모든 나라들이 각자의 능력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하고,미국이 태평양국가의 일원으로서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정상은 21세기 태평양시대에 공동번영하기 위해 외교·안보·경제·과학·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동반자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하고,양국 기업인이 상대국에서 원활한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차관급의 「한미경제협의회」를 구성키로 했다.
부시 대통령은 한편 한미 통상문제와 관련해 무역수지의 균형이 문제가 아니라 공정한 시장접근 허용이 문제라며 대한무역흑자와 관계없이 미국의 한국시장개방 압력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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