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 , 캠퍼스를 만나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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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학생들 사이에 ‘컨퍼런스콜 하자’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기업 내에서 용어로만 여겨졌던 ‘컨퍼런스콜’이라는 단어가 대학가에도 등장하게 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컨퍼런스콜은 기업 부서 간 회의 또는 해외에 지사를 두고 있는 기업의 회의에 활용되곤 했다. 그러나 최근 대학가에서 컨퍼런스콜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 모임 대신 컨퍼런스콜

인천에서 서울에 있는 학교를 다니고 있는 대학생 정경훈 씨. 수업을 듣기 위해서 하루에 꼬박 4시간을 지하철에서 보내야 하는 정 씨에게 학교에 가는 것은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이번 학기에는 발표 수업까지 있어서 조별 토론 준비로 주말에도 학교를 가게 됐다. 그러나 같은 조에서 얼리아답터로 유명한 후배가 인터넷전화 스카이프(www.skype.co.kr)를 소개한 후 정 씨의 주말 아침은 한결 편안해졌다. 학교에서 모여서 토론하는 대신 스카이프의 컨퍼런스콜을 통해 조 모임을 갖게 된 것이다.

인터넷 앞에 앉기만 하면 되니까 서둘러서 학교에 갈 필요도 없고, 정해진 시간에 접속만 하면 되니까 지각하는 조원들도 거의 없다. 무엇보다 10명까지 함께 대화를 할 수 있고, 무제한으로 무료통화가 제공되니 부담 없이 토론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정 씨와 같은 수업을 듣는 다른 조의 학생들도 조금씩 스카이프 컨퍼런스콜을 조 모임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참여율이 높으니 조 모임의 효율성 역시 높아지고, 토론 중에도 인터넷을 쓸 수 있으니 관련 자료 검색도 쉽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가 있는 친구도 초대해서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국제전화 요금이 드는 게 아닐까 걱정했지만 무료통화라는 것을 알고 난 후로는 토론하는 시간을 자주 갖고 있다. 조만간 미국인 대학생을 토론에 참가시켜 그들의 생각을 들어볼 계획이다.

교수님 강의도 컨퍼런스콜

대학생이 컨퍼런스콜을 활용하는 것에 못지 않게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 역시 부분적으로 컨퍼런스콜을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대학에서 비즈니스 회화를 가르치고 있는 김 모 교수는 이번 학기에 작은 규모의 회화 수업을 맡게 됐다. 30명 안팎의 학생들이 각자 조를 편성해 영어로 토론을 하고, 영어 면접 등 취업 준비에 필요한 내용도 강의 중 일부분이다.

김 교수는 일주일에 세 번 있는 강의 중 한 번은 스카이프 컨퍼런스콜로 진행하고 있다. 이 수업에서는 주로 영어 토론이 이뤄지는데 김 교수가 사회자, 학생들이 토론에 참여하는 패널이 된다. 강의실에서의 수업과는 달리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학생들이 서로 자신들의 의견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토론 시간이 1시간을 넘어서는 것도 다반사이다. 때로는 학생 중 1명이 면접을 준비하는 취업 준비생으로, 나머지 학생들이 면접관으로 분해 모의 영어 면접을 진행할 때도 있다. 특히 김 교수의 컨퍼런스콜 모의 면접은 수업을 듣지 않는 학생들까지 참여하고 싶다는 요청을 할 정도로 인기 수업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김 교수는 현재 또 다른 형태의 수업을 준비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1억7천명이 넘는 스카이프 사용자들을 검색할 수 있는 ‘친구찾기’를 통해 토론의 패널을 국내 대학생이 아닌 외국의 대학생으로 넓혀가는 것이다. 벌써부터 스카이프를 통해 만난 몇몇 외국 대학의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상대방이 전 세계 어디에 있어도 회원 간 통화는 무료기 때문에 그들 역시 부담 없이 컨퍼런스콜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컨퍼런스콜. 무료통화와 우수한 통화음질로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인터넷전화와 컨퍼런스콜이 만나면서 이제 컨퍼런스콜은 대학 강의에까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캠퍼스에 들어온 인터넷전화로 이제 컨퍼런스콜은 필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끊임없이 발전하는 인터넷전화의 다음 모델은 어떤 것이 될 지 사뭇 궁금하다.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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